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조만간 이란과 직접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히자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역시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히는 등 양국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10일 이슬람혁명 30주년 기념식 연설을 통해 "이란은 상호 존중의 기조가 유지된다면 미국과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AP, AFP통신 등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이어 "미국 행정부는 변화를 원하고 대화의 길을 따르고 싶다고 밝혔는데 변화는 근본적이어야 하며 전략적이어서는 안된다"며 "이란 국민 역시 진실한 변화라면 언제든지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언급하며 "군사적 힘이 언제나 성공을 보장해주진 않는다는 점이 입증됐다"며 "세계는 대화와 지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으며 어둠의 시대가 반복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테러리즘과 핵 문제에 대해서도 이란과의 협조를 당부했다.

그는 "테러리즘과 싸우고 싶다면 테러리즘의 가장 큰 피해자인 이란과 함께 협력하라. 핵무기 문제를 풀고 싶다면 이란이 올바른 길을 제시할 수 있도록 이란의 옆에 서 있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란과 조만간 대화를 시도하겠다고 밝힌 기자회견이 있은 뒤 얼마 되지 않아 나온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미 동부시간) 백악관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통해 "이란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수 개월 안에 직접 대화를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란과 수 개월안에 테이블에서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실마리를 찾기를 원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미-이란간) 정책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는 외교적 서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이란은 1979년 주 이란 미대사관 인질 사건으로 이듬해 수교가 단절된 뒤 테러, 핵 개발 문제 등의 현안을 놓고 충돌하면서 30년간 극도의 대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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