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60% 근접..극우 제1당 `패배'

스위스 유권자들이 8일 스위스-유럽연합(EU) 노동협약의 연장안을 승인했다.

스위스는 이날 전국 26개 칸톤(州)에서 EU 25개 회원국과 맺은 기존의 노동협약을 연장하고, 스위스 노동시장 접근을 허용하며, 루마니아와 불가리아까지 그 적용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을 놓고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공식 집계결과, 이날 국민투표는 총 유권자의 52% 가량인 254만6천명이 참가한 가운데 찬성 151만8천명(59.6%), 반대 102만8천명(40.4%)으로 통과됐다고 스위스 ATS 통신이 전했다.

국민투표에 앞서 도리스 로이타르트 연방 경제부 장관은 "이 노동협약은 스위스 경제에 매우 중요하며, 부결될 경우 우리의 핵심 수출부문에 불안정이 가중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6년간의 경험으로 보면, 스위스 기업들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개방된 노동시장이 존재하는 게 중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면서 이 노동협약은 그동안 스위스 경제성장률을 1%포인트 이상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미셸 칼미-레이 연방 외교부 장관도 지금과 같이 경제가 불확실한 시대에 EU와 안정적이고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하고, "이 노동협약 연장안이 부결되면 EU보다 스위스가 잃을 것이 더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 극우 성향의 제1당인 스위스국민당은 외국인 근로자들의 유입에 반대한다는 취지로 검은 까마귀가 스위스를 쪼아대고 있는 모습의 포스터들을 붙여 `인종 차별적인' 선거 캠페인을 벌여 반발을 샀다.

스위스국민당은 2007년 10월 연방총선을 앞두고도 범죄를 저지른 외국인의 추방을 촉구한다는 취지에서 `세 마리의 흰 양이 검은 양을 발로 차 스위스에서 몰아내는' 포스터를 활용하는 등 인종주의적인 선거운동을 펼쳐 국내외에서 거센 비난에 직면했으나, 정작 그 해 총선에서는 더욱 약진해 제1당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