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시간에 자주 늦는 사람에게 이제는 '오바마 타임'이라고 말하는 것이 유행할 것으로 보인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는 지난 6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지 불과 3주도 안 됐지만 벌써부터 여러 공식 행사에 자주 지각하는 바람에 '오바마 타임'이라는 말이 새로 생겨났다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도 대통령의 경제자문기구 역할을 할 국가경제회복위원회의 폴 볼커 위원장 등을 소개하는 자리에 45분이나 늦었다. 또 전날 에너지부에서 열린 양해각서 서명식에 10분 지각했으며,아동 의료보험 확대를 위한 법안 서명식에는 30분 늦게 나오는 등 잦은 지각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역대 대통령을 연구해온 더그 위드는 "지각한다는 것은 고칠 수 있는 나쁜 습관이거나 오만함 중 하나"라며 "오바마의 인기가 떨어진다면 의회에서 그를 기다려줄 사람은 없어질 것이며 이는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바마의 이 같은 행동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어서 오바마가 정책에서뿐 아니라 시간 지키기에서도 부시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폭스뉴스는 꼬집었다. 부시는 단점이라고 할 정도로 지각하는 것을 몹시 싫어했으며,따라서 각종 행사에 늦는 일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오바마 타임'이 미 행정부 직원들에게까지 전염되고 있는 분위기다. 정부의 중요 정책 발표를 담당하고 있는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 번번이 늦어 기다리는 기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