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 시골마을에서 백발노인을 악마의 마법사로 몰아 살해하는 사건이 빈발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지인 네이션이 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케냐 말린디 행정구역의 마가리니 지역에서는 지난 두 달간 7명의 백발노인이 악마의 주술치료를 하는 마법사로 몰려 살해당했다.

이 지역 경찰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1월 말 사이에만 적어도 14명의 백발노인이 악마의 마법사로 몰려 목숨을 잃었다.

이와 관련, 이 지역 노인들은 일부 젊은이들이 백발노인들을 악마의 마법사로 간주하여 '처단'하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 이들을 엄벌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엘리나 음바루 말린디 지방의회 의장은 이 지역 노인들은 백발이 생기기 시작하면 그동안 쌓아온 연륜과 식견으로 존경받기는커녕 언제 죽음을 당할지 모를 불안감 속에 염색약을 머리에 바르기에 여념이 없다고 개탄했다.

케냐에서는 그간 암암리에 인체 장기 등으로 주술치료를 하는 마법사들이 있었지만 젊은이들이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을 상대로 무조건 악마의 마법사로 간주하여 마녀사냥을 하는 일은 최근의 추세라고 이 지역 원로들은 전했다.

(나이로비연합뉴스) 우만권 통신원 keny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