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 1월 실업률이 7.6%로 급등하며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해 더욱 깊은 경기 침체를 예고했다. 미 노동부는 지난달 실업률이 12월의 7.2%보다 0.4%포인트 오른 7.6%를 기록했다고 6일 발표했다. 당초 전문가들의 예측치(7.5%)를 웃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이 치솟으면서 지난 1월에만 59만8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1974년 12월 이후 월간으로는 34년 만에 최대 규모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2007년 12월 이후 누적 실업자 수는 360만명으로 늘어났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실업 증가 등으로 인해 미국 주택시장의 침체가 2010년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다른 국가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IMF는 오는 4월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 앞서 열리는 역내 각료회담을 위한 보고서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의 주택가격이 내년까지 계속 폭락할 것으로 보인다며 각국이 좀 더 적극적으로 경기부양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전날 미주리주 클레이턴에서 열린 공인금융분석가(CFA) 모임에 참석해 "미국이 단기적인 디플레이션에 빠질 우려가 있다"며 중앙은행이 직접 유동성을 공급하는 양적 통화 완화 정책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도 월스트리트저널 주최로 열린 경영인 조찬에 참석,"미국 경제상황이 1974~75년 이후 최악이며 더 악화되면 대공황 때와 비견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있을 정도의 충분한 재정 투입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자칫 대참사가 빚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