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올해 첫 방문지 사우디.아프리카 선택

중국이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올해 첫 해외 순방지역으로 중동과 아프리카를 선택하는 등 연초부터 자원 확보를 위한 전방위 외교에 나서고 있다.

후진타오 주석은 오는 10~12일 세계 최대의 석유생산국인 사우디 아라비아를 방문하는 것을 비롯해 말리, 세네갈, 탄자니아, 모리셔스 등 아프리카 4개국을 17일까지 잇따라 방문한다.

자이쥔(翟雋)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는 6일 후 주석의 해외 순방 관련 설명회를 열어 "후 주석이 사우디 아라비아 방문 기간 에너지분야 협력을 증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후 주석과 사우디의 압둘라 국왕 간의 정상회담에서 에너지 협력이 최대의 의제가 될 것"이며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양국이 몇가지의 문서에 서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에너지와 관련된 어떤 중국 기업이 후 주석을 수행할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각국 정상들의 해외 순방길에 회담의 의제와 관련된 기업의 인사들이 수행하는 것이 관행이란 점에서 이번 순방길에 대표적 국유 석유기업의 경영진들이 후 주석을 수행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2위의 에너지 소비국가인 중국은 지난해 사우디 등 중동 지역에서 3천600만t의 석유를 수입했다.

후 주석은 사우디 방문에 이어 곧바로 아프리카로 건너가 자원의 잠재적 보고인 아프리카와의 관계 강화에 나선다.

후 주석의 아프리카 방문은 국가주석직에 오른 2003년 이후 이번이 벌써 4번째일 정도로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자이 부장조리는 후 주석이 이번 아프리카 방문에서 경제협력과 무역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에 신규 원조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2006년 베이징에서 열린 '중-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올해까지 3년간 아프리카에 대한 원조 규모를 두배로 끌어올리겠다고 약속했었다.

중국은 최근 몇년간 지하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로부터 에너지와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자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 공세를 벌여왔다.

선진국보다 후발주자란 불리함을 극복하고자 중국은 에너지 자원이 있는 곳이라면 가리지 않고 뛰어들면서 국제사회의 눈총에도 불구하고 수단 등 위험 지역의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중국은 아프리카와의 무역 확대에도 공을 들여 양측간 교역이 지난해 처음으로 1천억달러를 돌파했다.

지난 2000년 100억달러였던 중-아프리카 교역규모가 연평균 30% 증가세를 보이면서 8년만에 10배로 늘어난 것이다.

중국은 또 국제사회에서 발언권이 취약한 아프리카에 대한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도 앞장서왔다.

후 주석은 지난해 11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서 개발도상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원과 배려를 촉구했다.

류제이(劉結一) 외교부 부장조리도 5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개혁문제에 관한 장관급 회의에서 "유엔 안보리에서의 아프리카 국가들의 목소리와 대표성이 반드시 강화돼야 한다"면서 "아프리카 국가와 개도국의 개혁방안이 반영되지 않는다면 개혁안이 광범위한 지지를 받기 어렵다"고 말해 국제사회에서의 아프리카의 발언권 강화를 역설한 바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홍제성 특파원 js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