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공화 수련회 '혈세 낭비' 눈총

'월가의 보너스 잔치와 사치를 성토할 때는 언제고…'
미국 하원이 경제위기 속 호화 휴양지에서 로비스트들과 어울려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미 공화당 의원들이 지난주 골프와 낚시를 즐길 수 있는 호화 온천시설인 버지니아주 '더 홈스테드'에서 사흘을 보낸 데 이어 5일부터는 민주당 의원들도 버지니아의 호화 휴양지인 '킹스밀 앤 스파'에서 모임을 갖는다.

AP 통신과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이 같은 겨울 수련회는 양당의 관례이기는 하지만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 속에서, 더구나 월가의 '돈 잔치'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시점에 굳이 관례를 지키려는 의원들을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미국 시민단체 '책임과 윤리를 위한 시민모임'의 멜라니 슬로언 사무총장은 "수련회 개최가 좋을 일일 수 있고 의원들이 '모텔6'(미국 숙박시설 체인점)에 투숙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경제 상황에서 과도하게 비싼 휴양지에 가지는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양당 의원들은 그러나 이런 수련회가 정책 수립과 인간관계 강화를 위해 필요할 뿐 아니라 사전에 하원 윤리위원회의 허가를 받기 때문에 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존 라슨 민주당 의원은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의 경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 수련회를 바라보는 시선에 "유념하고 있다"면서도 "(수련회 분위기가) 아침부터 밤까지 진지하다.

우리는 경제해법에 대해 숙의한다"고 항변했다.

문제는 의원들이 순전히 자비로 행사자금을 충당하거나 '진지한 고민'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교통비를 비롯한 수련회 비용을 세금으로 충당한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민주당은 지난해 행사를 위해 당 후원금에서 거의 7만달러를 가져갔으며 통신비 4만650달러, 촬영비 5천716달러를 썼다.

공화당은 공공자금을 쓰지는 않지만 수련회에 워싱턴의 로비스트들이 동행해 각종 부대비용을 댄다.

로비스트들은 수련회 첫날 만찬회에 참여하기 위해 2만5천달러를 지불한다.

양당 수련회에는 의원들의 가족까지 동참할 수 있으며 '높은 분들'이 모이는 만큼 보안을 위한 비용도 만만치 않다.

의원들은 여전히 수련회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경제위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유권자에 불필요한 이미지를 줄 필요는 없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신임 공화당 전국회의 의장으로 올해 수련회를 준비했던 마이크 펜스 의원은 다음 행사를 워싱턴과 가까운 지역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개최지보다 참여도와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함보현 기자 hanarmd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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