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국 "정치범들 석방하라" 촉구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5일 진행된 쿠바에 대한 유엔 인권이사회의 UPR(보편적 정례 인권검토) 회의에서 쿠바의 인권 상황을 놓고 서구 선진국들과 개도국 간의 입장이 확연히 엇갈렸다.

영국과 캐나다, 이스라엘은 이날 쿠바를 상대로 정치범 석방과 완전한 표현의 자유 허용 등을 촉구하는 한편, 사법부가 독립되어 있고 양심수가 없다는 쿠바 정부 대표단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미국은 전날 러시아에 이어, 이날 쿠바 관련 UPR 회의에서도 일체 발언을 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이에 반해 쿠바에 동정적인 개도국들은 쿠바의 의료체계와 해외 의료진 파견 등을 평가하는 한편, 쿠바야말로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개도국이라고 쿠바를 옹호했다.

이들 개도국은 이와 함께 47년간 지속되고 있는 쿠바에 대한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쿠바 정부 대표단의 수석대표인 마리아 에스테르 레우스 곤살레스 법무부 장관은 이날 발언을 통해 "쿠바 대표단은 진실을 수호하고자 이 곳에 왔으며, 우리는 개방적인 자세로 대화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쿠바는 종교 및 견해의 자유를 인정하는 참여민주주의 체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하고 "수감자들이 당국에 불만이나 청원을 제기할 수 있는 등 쿠바 교도소들은 최소한의 기준들을 충족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는 쿠바에게 국제적십자위원회(ICRC)가 정기적으로 구금자들을 면담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촉구했다.

피터 구더햄 영국 대사는 2003년 피델 카스트로의 지시에 따른 정치탄압으로 75명의 반체제 인사들이 수감됐고 그 중 50여명 여전히 복역 중이라면서 "일부는 건강 상태가 좋다.

우리는 복역 여건을 우려한다"고 말했다.

최고 28년형을 선고받은 뒤, 건강 문제로 지난 해 석방된 쿠바 반체제 인사인 오마르 페르네트 헤르난데스(63)는 이날 제네바에서 자신의 복역 초기에 사탕수수 농장에서 24시간 강제노동을 하고 있을 때 일부 복역수들을 겨드랑이까지 땅에 묻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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