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일본이 정치적 변혁을 성공적으로 이룬다면 침체를 벗지 못하는 글로벌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해 눈길을 끌고 있다.

5일 뉴스위크에 따르면 일본은 1990년대 오랜 경기 침체 상황을 겪으며 내부적으로 큰 상처를 입어 과거만큼은 못하지만 세계 경제문제나 국제 외교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충분한 재원과 영향력을 갖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발 금융 위기 쓰나미가 세계 금융계를 강타하고 있지만 일본은 거의 유일하게 금융 쓰나미의 피해를 입지 않은 채 비교적 건실한 금융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

뱅크오브재팬 전직 간부인 미키오 와카쓰키는 "일본이 글로벌 금융 위기의 악영향을 덜 받은 나라중 하나이며 현금 유동성은 충분히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고 1조 달러 이상인 일본은 국제통화기금(IMF)에 1천억 달러 규모의 신용 대출 한도를 제공했고 2천억 달러까지로 확대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과거와 달리 일본은 한국과 중국 등 주요 아시아 국가들과 통화 스와프를 확대해 나가는 등 경제적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1990년대말 아시아 금융 위기를 불러온 투기 자본의 유입을 막는데 일조하고 있다.

일본은 풍부한 외환보유고를 바탕으로 국제통화기금에 버금가는 `아시아통화기금'의 신설을 통해 동북아 지역 경제를 발전시키는 견인차 역할을 맡을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과 유럽권 경제의 부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이 일본 이상의 외환보유고를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는 외국에 대한 대규모의 경제적 지원이나 투자 방침을 사실상 보류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본이 그 역할을 맡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세계 경제가 위기 속으로 빠져들어 절망하고 있는 시점임에도 일본의 현 정부는 충분한 재원을 활용하거나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크게 주저하고 있다는 게 문제점이라고 뉴스위크는 지적했다.

일본 유권자들이 올해 말 일본 총선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이후 줄곧 일본 정계를 장악해 온 집권 자민당을 야당으로 밀어내고 현 야당인 민주당이 일본 정국의 주도권을 쥐게 된다면 큰 기대를 걸 수 있다.

일본 정계 일각에선 오랜 집권 기간을 거치면서 나태해지고 무능해진 자민당에 전례없는 호된 심판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본 민주당이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아시아 지역 경제 뿐 아니라 위기를 맞은 세계 경제를 부활시키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뉴스위크는 "침체에 빠진 글로벌 경제에 대한 일본의 역할론에 대해 유토피아적 이상론이라고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며 "그러나 일본의 정치 지도자 등이 과거와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다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수 있다"고 전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김성용 특파원 ksy@yna.co.kr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