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0대 산업 육성책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승자 기업 만들기를 겨냥한 포석이다. 5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전날 섬유와 기계장비산업 진흥책을 발표했다. 기술 및 독자 브랜드 개발 지원과 함께 인수 · 합병(M&A)을 적극 유도한다는 게 골자다. 지난달 철강 및 자동차산업 육성책에 이은 것으로,석유화학 경공업 비철금속 전자정보 조선 부동산 등 나머지 6개 산업 육성책도 이달 중 나올 예정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전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지난해 말 10대 핵심산업 육성책을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섬유산업 진흥책에 따르면 섬유 수출시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률이 14%에서 15%로 인상된다. 지난해 8월 이후 네 번째 인상이다. 이에 따라 수출기업들은 더 많은 세금을 되돌려받게 된다. 또 정부로부터 첨단기술 개발과 세계적 브랜드를 키우기 위한 자금을 지원받는다. 중국 정부는 이와 함께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기업의 퇴출을 촉진하고 M&A 기업을 우대함으로써 구조조정도 가속화하기로 했다. 섬유가공업을 중 · 서부로 이전시키는 대신 동부는 고부가가치 섬유 생산기지로 육성하기로 했다.

기계장비산업에 대해선 재정 지원을 통해 철강 자동차 섬유 관련 장비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초고압 변전기,광산 채굴장비,고속철도,기초기계 개발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대규모 프로젝트에 중국 기업들이 참여,첨단 기계를 개발할 수 있는 노하우를 얻도록 할 계획이다. 무역신용 확대를 통한 기계장비 수출 지원도 이뤄진다. 국산화가 안된 첨단 부품 및 원재료에 대해서는 수입관세도 낮춰주기로 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기술 및 독자 브랜드 개발을 돕기 위해 3년간 100억위안(약 2조원)을 지원하고 △올 한 해 동안 1600㏄ 이하 승용차 취득세율을 10%에서 5%로 줄여주는 것을 골자로 한 자동차산업 진흥책과 △자금 및 세제 지원을 통해 M&A를 유도하고 △낙후된 설비 도태를 가속화하는 내용의 철강산업 진흥책을 지난달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또 5000억위안(100조원) 규모에 이르는 석유화학산업 진흥책도 심의 중이다. 석유제품 품질 제고에 1000억위안(20조원),신규 석유화학 프로젝트와 해외 석유자원 확보에 4000억위안(8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정보산업 진흥책에는 3세대 이동통신망,차세대 인터넷망,디지털 방송망 등을 구축하는 데 6000억위안(120조원)을 투입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10대 산업 중 부동산을 제외한 9대 산업은 중국 공업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으며,국내총생산(GDP)과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웃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오광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