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정치에 밝은 인사들을 보좌진들로 채우고 백악관 정치무대 뒤에서 맞벌이 가구의 관심사항들을 정책 이슈화할 태세라고 미 정치전문지 폴리티코가 3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셸의 보좌진들은 그녀가 이스트윙(백악관 영부인용 공간)에 독립적인 정책 센터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백악관에 입주한 이후 지난 2일 첫 외부 공식 행사로 자신의 보좌진들을 이끌고 교육부를 찾은 미셸의 모습은 로라 부시 보다는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 영부인 힐러리 클린턴의 모습을 많이 연상시킨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전 낸시 레이건 여사의 연설문담당자였고 힐러리 클린턴의 저서 '백악관으로의 초대'의 소개서를 써줬던 앤서니 스페라자는 "미셸의 팀을 보면 미래의 모습이 살짝 엿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미셸의 모습은) 가정일을 중시하는 영부인이 아니라 진지하고 복잡한 이슈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부인의 행보"라고 평가했다.

미셸의 팀에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앨 고어 전 부통령, 존 에드워드 민주당 대선 후보 등과 일했던 경험 많은 정책 및 정치 전문가들로 채워졌다고 폴리티코는 소개했다.

재키 노리스 수석비서관은 오바마 대통령 후보 시절 캠프의 전략가이자 조직 전문가로서 미셸이 아이오아 시절부터 일찌감치 그녀의 정치적 능력을 알아챘다.

고든 피셔 전 아이오아주 민주당 의장은 "미셸과 노리스가 의기투합했을 것"이라며 아이오아에서 미셸이 노리스와 함께 진행했던 캠페인들이 성공을 거뒀고 미셸의 노리스에 대한 신뢰도 깊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인 데이비드 메디나 비서관은 지난해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의 대선 캠페인 시절 주요 정치 전략가로 활동해왔다.

조세린 프리에 비서관은 전국여성가족협력의 고문 변호사로 일한 인물로서 양성평등 전문가다.

이외 트루퍼 샌더스 비서관은 앨 고어 부통령 시절 정책 보좌진으로 일했는데 저소득층 가구에 대한 지원 문제를 주로 다뤘다.

폴리티코는 미셸 측근의 면면을 들어 그녀가 대선 기간 관심을 가졌던 영역, 여성 특히 일하는 여성과 관련한 활동을 지속할 태세라고 내다봤다.

폴리티코는 영부인으로서의 향후 그녀의 모습을 예측해볼 수 있었던 가장 큰 단서는 여성 근로자의 임금차별에 대한 법적 소송 요건을 완화하는 임금차별금지법서명식에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미셸은 당시 "이번 입법은 자신들이 공평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해달라는 근로 여성들의 요구에 우리가 노력할 것이라는 점을 알리는 데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셸은 그동안 자신이 오바마 대통령의 보좌진이나 전략가가 아니며 그의 가장 든든한 지지자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

그러나 미셸의 보좌진들은 그녀가 앞으로 수주일 내 정부부처 수준의 모든 연방 기관들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하면서 대선 기간 맡았던 '청취자' 역할을 영부인이 된 이후에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