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딸들과 같은 이름으로 논란을 빚었던 봉제인형들이 시판 1개월 만에 결국 시장에서 퇴출됐다.

3일(현지시간) 일간 시카고 트리뷴의 보도에 따르면 비니 베이비로 유명한 타이 사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타이 워너는 대통령 딸들과 같은 이름을 가졌던 자사의 두 인형은 '은퇴'했으며 더이상 판매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일리노이주 웨스트몬트에 본사를 둔 타이 사는 이미 팔린 인형들에 대해서도 '놀라운 말리아(Marvelous Malia)' 는 '놀라운 머라이아(Marvelous Mariah)' 로, '귀여운 사샤(Sweet Sasha)' 는 '귀여운 시드니(Sweet Sydney)' 로 각각 이름을 바꿨다.

1월초부터 이 인형들을 선보였던 타이 측은 당초 양갈래로 땋은 검은 머리에 흰색과 분홍색 옷을 입었던 '귀여운 사샤' 인형과 검은 머리를 왼쪽으로 묶고 긴소매의 셔츠에 카프리 바지를 입은 '놀라운 말리아' 인형에 대해 오바마 대통령의 두딸을 모델로 한 것이 아니라 그저 말리아와 사샤라는 이름이 예뻐서 인형의 이름으로 붙였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퍼스트 레이디 미셸 오바마는 자신의 딸들 이름을 딴 인형이 판매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적절치 않은 상술' 이라고 지적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고 영부인의 대변인은 지난달 23일 성명을 통해 "어린 아이들을 마케팅 목적에 이용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고 밝혔다.

한편 시카고 선타임스에 따르면 당초 9달러 99센트의 가격에 판매됐던 이 인형들은 이름과 관련된 논란이 불거진 이후 타이 사가 판매 중지를 발표하기 전에도 이미 인터넷 경매 등을 통해 100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됐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