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공화당원 입각 예정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공석중인 상무장관에 저드 그레그 상원의원(뉴햄프셔주)을 공식 지명했다.

그레그 의원은 공화당 출신으로, 상원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뒤 임명되면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 레이 라후드 교통부장관에 이어 공화당원으로서는 3번째로 오바마 정부에 입각하게 된다.

오바마 대통령이 상무장관에 공화당원을 지명한 것은 미국이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위기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초당적인 협력을 통해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조지프 바이든 부통령, 그레그 상무장관 지명자 등과 함께 기자회견을 갖고 "저드와 나는 모든 이슈에 대해 동의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미국 업계와 가정이 다시 설 수 있도록 긴급한 조치가 필요하다는 데 대해선 의견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레그 지명자를 `수완좋은 협상가', `당적을 초월해 임무를 완수하는 달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레그 지명자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상무장관 지명을 수락하면서 오바마의 경제되살리기 계획을 대담하고 공격적이며 효과적이고 종합적인 계획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레그 지명자는 이어 "지금은 당파성을 내세울 시기가 아니며 이념에 휩싸여 상대방에게 윽박지르는 시기가 돼서도 안 된다"면서 "지금은 통치를 잘 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대권경쟁자였던 히스패닉 출신 빌 리처드슨 뉴멕시코주 주지사를 상무장관에 내정했으나 리처드슨 주지사는 자신의 정치적 후원자에게 계약특혜를 제공한 혐의가 드러나자 자진사퇴했다.

한편, 그레그 지명자는 상무장관에 임명되면 상원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나 민주당 소속인 뉴햄프셔주 주지사가 후임으로 공화당 출신을 지명키로 약속, 상원에서 민주.공화당의 의석수 변화는 없게 된다.

그레그 의원이 상무장관 후보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자 일각에선 민주당이 공화당의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행)'를 막을 수 있는 절대다수 60석을 확보하기 위해 `꼼수'를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자 그레그 지명자는 자신의 후임으로 반드시 공화당원을 지명할 것을 요구했고 뉴햄퓨셔 주지사가 이를 약속해 상무장관 지명을 수락했다.

이에 따라 상원 100석 가운데 민주당은 여전히 59석, 공화당은 41석을 유지하게 될 전망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bings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