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시 킬퍼 백악관 최고감독관직 사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의 고위 관리들이 잇따라 `탈세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출범 초기부터 도덕성 논란과 인사 난맥상 잡음이 불거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미국의 재건을 강조하면서 미국민들의 책임감을 호소했으나, 정작 납세의무를 등한시한 인물들이 고위직에 임명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낙마사태가 발생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의 백악관에서 `최고 성과효율 감독총책(CPO:Chief Perfomance Officer)'에 임명됐던 낸시 킬퍼는 3일 자신의 세금미납이 문제가 되자 자리에서 전격 사퇴했다.

CPO는 오바마 정부의 백악관에 신설된 자리로, 연방정부 예산과 정부개혁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오바마는 지난달 7일 킬퍼를 임명하면서 "절차를 합리화하고 비능률을 해소해 납세자들과 소비자들이 더 많은 가져가게 될 것"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그랬던 킬퍼가 지난 1995년 자신이 고용했던 가정부에게 실업보상세를 지급하지 않는 바람에 자신의 주택에 대해 946달러의 `차압'이 들어간 사실이 언론에 의해 드러났고, 최근 잇단 세금파문 속에서 결국 유탄을 맞고 낙마하고 말았다.

킬퍼는 매킨지&컴퍼니에서 일한 적이 있으며, 재무부에서 관리담당 차관보와 수석재무관 등을 지낸 인물이다.

킬퍼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탈세파문에 휩싸인 3번째 고위직 인사다.

경제수장인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이 세금 불성실 신고 문제로 인준과정에서 홍역을 치렀고, 톰 대슐 보건장관 지명자는 탈세 의혹 속에 바짝 몸을 낮춘 채 상원의 `처분'만 바라보고 있는 상태다.

특히 오바마에 우호적인 진보성향의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대슐 지명자는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할 정도로 탈세문제는 오바마 행정부의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상원 원내대표로 활동했던 대슐은 상원에 구축해 놓은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버티기를 계속 하고 있으며, 결국에는 상원 인준을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반면 킬퍼는 대슐의 탈세액 1%에도 못미치는 상대적으로 `경미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백악관과 의회의 엄호를 받지 못해 낙마함으로써 도덕성 이중잣대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명권자인 오바마가 능력과 인품 등을 내세우며 가이트너와 대슐을 감싸고 있는 것이 더 큰 문제로 발전할 수 있다는 우려스런 시각도 없지 않다.

(워싱턴연합뉴스) 고승일 특파원 ks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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