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잡을 두르고 이슬람 율법을 엄격히 준수한다해도 아름다움이나 다이어트, 육아와 가정 같은 문제는 여성 공통의 관심사다.

코트라(KOTRA)는 2일 '부상하는 이슬람권 여성 소비시장 공략포인트' 자료에서 최근 개방확대로 이슬람권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면서 8억명에 이르는 이슬람권 여성 소비시장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유망 진출사업과 유의사항을 소개했다.

실제 이슬람권에서는 히잡이 단순히 종교적 상징성을 벗어나 하나의 패션으로 자리 잡으면서 고가 브랜드 제품이 출시되고 있으며 소재와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색상도 화려해지고 있다.

여기에 덤으로 머리 핀같은 액세서리까지 인기다.

눈 화장용 화장품과 모발 관련 미용기구는 물론, 다이어트 약품과 노화방지제품, 체형 교정기도 인기를 끌고 있고 녹차도 몸에 좋다는 입소문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

사회활동에 나선 화이트칼라 여성을 중심으로 육아용품 수요도 커져 터키는 이 부문에서 초과수요 상태다.

이란의 경우는 평균 결혼비용 3만 달러 가운데 30% 정도를 외국산 혼수품에 쓰고 있는데 특히 공해와 모래바람에 강한 고가 세탁기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른바 명품의 경우도 과거에는 이슬람 교리상 사치라는 인식 때문에 소비가 저조했지만 최근에는 소득 증가와 인터넷 보급, 해외 여행자를 통한 입소문의 영향으로 큰 인기를 끌어 이란에서는 루이뷔통이나 구찌 등 유럽산 명품 핸드백이 암거래되고 정부의 규제가 없어 '짝퉁' 수요까지 늘고 있다.

다만 아직 이슬람 율법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슬람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통해 문화 충돌을 피하면서 이슬람 율법이 허용함을 뜻하는 '할랄'인증을 받고 금지된 것을 뜻하는 '하람'을 피하는 게 중요하다고 코트라는 지적했다.

미국산 보톡스의 경우 처음에는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후 이슬람 율법이 금하는 돼지 추출물이 포함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장에서 자취를 감춘 것이 대표 사례다.

코트라는 이밖에도 "광고나 포장에 여성의 신체가 노출되거나 품질에 비해 과도하게 비싼 제품도 시장 진출은 불가능하다"면서 "최근 이슬람권에서 드라마 '대장금'이 히트함에 따라 이를 중산층 여성 소비시장을 뚫는 매개체로 이용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