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감.존경 표시할때 선물…금연단체들이 계속 좌절하는 이유

담배의 해악에도 불구, 중국은 여전히 흡연자들의 천국이다.

춘제(설)기간 상하이(上海)에 살고 있는 리핑핑은 담배가 나쁘다는 것은 잘 알고 있지만 귀성길에 충칭(重慶)에 사는 아버지에게 담배를 선물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어른들에게 무슨 선물을 할 것인지 고민할 때 담배는 여전히 가장 훌륭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담배를 사들고 3시간 비행기를 타고 충칭으로 날아갔다.

상하이데일리의 31일 보도에 따르면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친척들을 방문할 때 담배를 권하는 것은 중국은 오랜 전통이다.

친근감이나 존경을 표시할 때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금연단체들이 무수히 좌절하는 것도 담배의 해악에 대한 무지도 있지만 중국의 이런 전통이 한몫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흡연자들끼리만 담배선물을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비흡연자들도 담배를 피우는 친구나 가족들에게 주저없이 담배를 선물함으로써 2차 흡연의 피해를 기꺼이 감수하고 있다.

리핑핑은 4명의 가족 가운데 아버지만 유일하게 담배를 피우고 있지만 함께 모였을 때 아버지가 담배를 피우는 것을 개의치 않을 뿐아니라 아파트에 손님들이 찾아와 함께 줄담배를 피워대는 것도 개의하지 않는다.

그녀는 "어른들을 위한 선물로 항상 담배를 샀고 그들이 담배를 끊었을 경우 다른 친구들에게 다시 선물하기도 한다"면서 "담배가 가장 실용적이고 대부분의 경우 담배 선물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춘제 연휴에 앞서 중국 위생부와 세계보건기구(WHO), 중국 질병통제센터는 전국에서 20만장의 금연전단을 배포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전단에는 "당신은 친구들에게 축복과 함께 폐암과 같은 호흡기 질환을", "동료에게 존경과 함께 심장마비와 같은 심혈관질환을" 혹은 "가족들에게 사랑, 보살핌과 함께 죽음을 선물하고 있다"고 쓰여 있다.

금연운동에 동참하는 비정부 단체나 개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베이징에 본부가 있는 비정부기구인 '건강을 위한 싱크탱크 리서치'의 부국장인 우이췬은 금연운동 전문가들에게 위생부에 항의편지를 쓰고 담배회사들에 대해 상하이에서 열리는 '포뮬러 원'대회 후원을 금지한다든지 하는 실질적인 행동을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에도 그 효과는 만족스럽지 않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흡연국이자 담배생산국이다.

중국에서 흡연인구는 3억5천만명에 이르며 이는 15세 이상 인구 가운데 36%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100만명이 담배와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또 13세에서 18세 사이의 어린 흡연 계층도 1억3천만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금연을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은 담배를 선물하는 관습 때문이다.

초등학교 교사인 천웨이는 20년동안 흡연을 해왔고 여전히 친구들이 담배를 선물해오길 기대하고 있다.

그는 "누군가가 담배를 선물해오면 비용을 아낄 수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상하이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jbt@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