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세금 올릴 것"이라며 정치적 계략 강조

29일(현지 시간) 주 상원의 탄핵안 가결에 따라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로는 처음으로 현직에서 물러나는 불명예를 안게 된 라드 블라고예비치는 자신의 탄핵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블라고예비치는 이날 저녁 6시 15분께 시카고시 노스사이드의 자택 앞에서 "주상원의 탄핵결정은 슬프고 실망스럽지만 놀랍지는 않다.

주의회는 예전부터 나를 탄핵하려는 시도를 해왔으니 탄핵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동안 주민들을 위해 봉사할 기회를 가진 데 대해 감사한다"며 "주지사 재직동안 세금도 올리지 않았고 저소득층의 의료혜택을 확대하고 연장자들을 위한 대중교통수단 무료 이용 등을 이뤄냈다.

또한 부시 대통령도 단 한 번밖에 하지 않은 최저 임금 인상을 나는 두차례 해냈다"며 업적을 열거했다.

"이제 주지사는 아니지만 서민들을 위한 투쟁은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밝힌 블라고예비치는 "나는 불공평한 탄핵재판의 피해자다.

잘못한 것이 없다.

이런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며 주상원에 대한 강한 불만을 다시 한번 표시했다.

블라고예비치는 당초 기자들의 질문을 받지 않고 집으로 들어갔으나 곧바로 다시 집밖으로 나와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다.

또 일부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며 "내가 물러났으니 분명 세금을 올릴 것"이라며 2~3차례 세금 문제를 거듭 강조, 자신에 대한 탄핵을 세금 인상을 위한 정치적 계략으로 풀이하려는 시도를 반복했다.

블라고예비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대선 승리 뒤 사퇴해 공석이 된 연방 상원의원직을 돈을 받고 팔려고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연방검찰에 의해 기소됐으며 일리노이 주의회는 이밖에도 권력 남용, 세금 낭비 등의 혐의로 탄핵결정을 내렸다.

(시카고연합뉴스) 이경원 통신원 kwchris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