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관타나모 쿠바에 반환해야"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을 '죽어가는' 국가들의 모임으로 묘사했다고 EFE 통신이 2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사회포럼(WSF)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브라질 북부 파라 주(州) 벨렝 시(市)에 도착한 차베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통해 "WSF는 떠오르는 개발도상국가들의 행사인 반면 WEF는 금융위기로 인해 '죽어가는' 국가들의 모임"이라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이어 "이번 WSF는 자본주의 체제 아래서 벌어진 세계경제위기의 와중에 열린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자본주의는 이미 사망했으며, 새로운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벨렝 시에는 새로운 세계를 상징하는 모든 사회운동 지도자들이 모였지만 다보스에서는 죽어가는 세계만 있다"면서 "WSF는 새로운 세계금융질서 구축을 위해 더욱 적극적인 입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차베스 대통령은 WSF 연설을 통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관타나모 수용시설 폐쇄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한 뒤 미국은 "쿠바 영토에 있는" 관타나모 기지를 쿠바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1898년 스페인-미국 전쟁 이후 체결된 임대 계약에 의해 쿠바 남동부의 관타나모 지역에 대한 항구적인 임차권을 얻었으나 쿠바는 1960년 이래 임대료 수령을 거부하고 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 2005년 1월 브라질 최남부 리오 그란데 도 술 주 포르토 알레그레 시에서 열린 WSF에 참석, 15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의 열렬한 환호 속에 남미지역 좌파 진영의 핵심 인물로 떠올랐다.

당시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WSF 주최국임에도 다보스 행을 택해 상당한 비난을 들어야 했다.

한편 이날 벨렝 시에서는 룰라 대통령과 차베스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페르난도 루고 파라과이 대통령 등 5명의 남미지역 좌파 및 중도좌파 정상들이 모여 세계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12만명 가까운 인파가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대중집회를 갖는다.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특파원 fidelis21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