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프랑스의 우정 만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어로 발행되는 프랑스의 화교 신문인 유럽타임스에 보낸 중국의 춘제(설날) 축하 메시지다. 그는 "중국과 프랑스엔 대체할 수 없는 다리가 있다"고 강조했으며,"베이징올림픽 개막식 참석은 큰 영광이었다"고도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불과 두 달 전 중국의 강력한 반발에도 불구,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자신있게 면담하던 태도와는 정반대되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당시 그는 "EU(유럽연합) 의장국으로서 우리 스스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며 중국의 달라이 라마 면담 취소 요청을 거부했다. 중국 공산당에 달라이 라마는 '골치아픈' 인물이다.

사르코지의 '용기있는 행동'은 곧바로 강력한 보복을 불러왔다. 중국은 후진타오 주석과 EU 정상 간 회담 계획을 전격 취소했으며,에어버스 등 대규모 구매계약도 보류했다. 원자바오 총리는 27일부터 독일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스위스를 차례로 순방 중이지만 프랑스에는 발을 들여놓지 않기로 했다. 프랑스로선 중국으로부터 철저히 '왕따'를 당하고 있는 셈이다.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 프랑스 우정 만세'를 외치며 씁쓸한 구애에 나선 건 이런 배경이 작용했다.

사실 사르코지 대통령의 굴욕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개막 전 사르코지 대통령은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올림픽 개막식 참석 거부를 주장했다. 티베트의 인권 문제를 이유로 삼았다. 그러나 중국 내에서 까르푸 불매운동 등 거센 역풍을 만나자 그는 참석으로 입장을 바꿨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