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의 칼레마 모틀란테 대통령이 주변 여성들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잇단 언론 보도로 체면을 구겼다.

남아공 일간지 더 스타는 26일 모틀란테 대통령이 집권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ANC) 당사에서 근무하는 45세 여성과 오래전부터 관계를 맺어왔다고 보도했다.

ANC 재무 책임자의 비서로 일하는 이 여성은 최근 남편과 이혼했으며, 3명의 자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25세 여성은 모틀란테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로, 최근 가족과 친구들에게 이런 사실을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에 대해 모틀란테 대통령 측은 확인도 부인도 않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대통령실의 타보 마세베 대변인은 "대통령도 기사를 봤지만 어떠한 논평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모틀란테 대통령과 관련한 추문은 주간지 선데이 인디펜던트가 25일자에서 처음 보도한 뒤 일부 언론들이 후속 보도에 나서면서 파장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모틀란테 대통령이 이번 스캔들로 인해 사임 압력에 처하는 등의 위기로 몰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이 아직도 일부다처제에 너그러운 사회인데다 ANC는 물론 제1야당인 민주동맹(DA)마저 "개인의 사생활은 존중돼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며 정치 쟁점화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기 때문이다.

모틀란테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제이콥 주마 ANC 총재와의 갈등으로 중도 퇴진한 타보 음베키의 뒤를 이어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 철폐 이후 3번째 대통령에 취임했다.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권정상 특파원 jus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