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정부군이 타밀반군(LTTE)의 마지막 거점을 장악했다고 현지 언론과 외신이 25일 보도했다.

사라스 폰세카 스리랑카 육군참모총장은 국영TV에 출연해 "정부군이 오늘 오후 반군의 최후 거점도시인 물라이티부를 장악했다.내전이 95%는 끝났다."라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한 달 가까이 계속된 전투 끝에 물라이티부를 해방했다.

지난 2006년 1만 5천㎢에 달했던 반군 장악지역은 이제 300㎢으로 줄었다.

조만간 이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달 초 정치 수도인 킬리노치치를 내줬던 반군은 마지막 거점까지 빼앗기면서 패전이 임박했고, 1983년부터 무려 26년 가까이 지속해온 스리랑카 내전도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그러나 군사 거점인 물라이티부에서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반군은 인근 정글지대로 흩어져 게릴라전 형태로 저항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킬리노치치를 장악한 정부군은 이후 북부 자프나반도의 주요 도시들과 반군의 주요 이동로인 엘리펀트 패스 등을 손에 넣으며 반군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특히 반군 장악지역이 좁아지면서 25만 명에 달하는 지역 주민들이 목숨을 내걸고 피난길에 올랐고 피난 도중 발생한 민간인 사망자도 수백 명에 이른다.

힌두교도인 타밀족이 조직한 타밀반군은 다수민족인 싱할라족(불교도)의 차별에 반대하며 1983년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에 돌입했다.

아시아 최장기 내전으로 기록된 지난 26년간의 분쟁으로 그동안 7만 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특히 2002년 노르웨이의 중재로 체결된 휴전협정이 사실상 사문화되면서 양측의 분쟁이 다시 격화되기 시작한 2005년 12월 이후에만 5천여 명이 사망했다.

양측은 2006년 말 스위스 제네바에서 8개월 만에 평화협상을 재개했으나 합의 도출에 실패했고, 정부는 지난해 초 반군과 체결한 휴전협정의 일방적인 종료를 선언한 뒤 반군 지배하의 북부지역 탈환을 위해 대대적인 공세에 나섰다.

약 9개월간의 공세를 통해 동부전선과 서부전선 일부를 차지한 채 지난해 9월부터 킬리노치지 공략에 나섰던 정부군은 올해 내전을 마무리 짓겠다는 목표로 경제위기에도 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예산을 편성하기도 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