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W 부시 대통령 이후 각료 인준 가장 느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정부를 함께 이끌 각료들을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지명했지만 상원의 인준 절차가 지연되면서 신속한 내각 구성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 지미 카터 전 대통령 이후 각료를 구성하는 데 있어서 오바마보다 문제를 더 겪은 대통령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뿐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취임 이틀이 지난 시점에서 1명을 제외하고는 각료들이 상원의 인준을 다 받았고 전임 조지 부시 대통령도 1월말까지는 1명을 제외한 각료들의 상원 인준절차가 끝났었다.

그러나 오바마는 취임 2주째를 5명의 각료 자리가 빈 채로 시작해야 할 상황이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 톰 대슐 보건장관 내정자, 에릭 홀더 법무장관 내정자,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 내정자가 아직 인준을 못받았고 빌 리처드슨 멕시코주지사가 낙마한 상무장관 자리는 아직 지명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 취임 첫 달인 1월 말까지 전례를 보면 부시 전 대통령의 아버지인 H.W 부시의 경우만 6자리가 비었을 뿐 카터 전 대통령의 경우 모두 상원 인준이 이뤄졌고 로널드 레이건, 클린턴, 부시 전 대통령의 경우는 1자리만 비었었다.

상원은 오바마 취임일에 스티븐 추 에너지장관 등 7명을 인준하고 다음날에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인준했지만 오바마가 취임 2주째에 상원 인준을 추가로 받을 수 있는 각료는 재무장관과 법무장관 등 2명에 그칠 것으로 상원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상원의 각료 인준이 늦어지는 것은 일단 상원 금융위원회가 8천25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이는 경기부양책 마련 작업으로 바쁜 상황 등도 작용하고 있지만 오바마 진영이 빠른 인준이 이뤄질 것으로 과신하면서 너무 속도를 낸 측면도 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또한 각료 인준이 지연되는 것은 공화당이 위축되기는 했지만 오바마에게 손쉬운 상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신호일 수도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