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영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입주 첫날인 21일 일반인에게 백악관의 문호를 개방했다고 영국의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23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셸 오바마 여사는 이날 점심을 마치고 백악관 건물 남쪽 현관인 `사우스 포티코' 창문을 통해 추위에 덜덜 떨면서 백악관 입장을 기다리는 군중을 발견했다.

미셸 오바마 여사는 경호를 담당한 비밀경호국 직원에게 백악관 문을 열어달라고 부탁했고 이에 따라 2001년 9.11테러 이후 일반인의 접근이 허용되지 않았던 홀의 문이 열렸다.

이날 오픈 하우스는 취임식 자원 봉사자 일부와 인터넷 추첨을 통해 선발된 시민을 대상으로 마련됐다.

하지만, 백악관 입주 첫날인 만큼 곳곳에서 혼선이 빚어졌다.

심지어 대선 승리 1등 공신 데이비드 액슬로드 백악관 선임고문마저 신원조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바람에 정문에서 출입을 제지당했다.

비밀경호국 직원들은 부시 일가족이 빠져나가고 오바마 일가족이 입주하는데 4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100명도 넘지 않은 새 백악관 식구들과 함께 입주한 오바마 일가족은 가족적 분위기를 만끽했다.

벌써 20일의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 장면 사진이 시야에 들어왔다.

군중은 복도를 따라 걸어가면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동상을 발견할 수 있었고 복도 왼편 방에는 재클린 케네디 여사의 초상화가 걸려 있었다.

비좁은 대리석 계단을 지나 '이스트룸'에 도달했고 비밀경호국 직원은 루스벨트 대통령의 자녀에 얽힌 일화를 소개했다.

이 직원은 농구광인 오바마 대통령이 슛을 연습할 농구코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블루룸의 문이 열리자 백악관 새 주인인 오바마 대통령과 미셸 오바마 여사가 반갑게 방문객을 맞이했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는 손님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고 나서 대선 연설과 이라크 전쟁 등을 주제로 담소를 나눴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름이 오면 백악관을 '피플스 하우스(People's House)'로 바꿔 재즈와 블루스 콘서트를 개최하고 잔디밭에서 소풍을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kh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