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신문들 "주교 4명 파문 철회 예정"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1965년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이후 바티칸과 결별했던, 고(故) 마르셀 르페브르 대주교가 이끈 가톨릭 극보수파들과 화해를 적극 모색하고 있다.

로마 교황청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계기로 전통의식 포기 등 개혁작업을 함으로써 당시 프랑스의 르페브르 대주교를 비롯한 극보수파의 반발을 샀고, 1988년 르페브르 대주교는 교회법을 어긴 4명의 주교들을 교황청과 상의도 없이 임명했다는 이유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함께 파문을 당했다.

이와 관련, 일 죠르날레와 일 리포르미스타 등 이탈리아 일간지들은 22일 베네딕토 16세가 이들과의 화해 작업의 일환으로 이들 주교 4명에 대한 파문조치를 철회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마 교황청은 이 같은 보도의 진위에 대해 언급을 피했다고 ANSA 통신은 전했다.

앞서 작년 여름 베네딕토 16세는 르페브르 대주교가 창설한 `성비오 10세회'(SSPX) 소속 극보수파들이 로마 교황청으로 복귀하는데 필요한 일련의 조건을 내걸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성비오 10세회측에서는 조건 협의이전에 주교 4명에 대한 파문 철회를 요구했다.

실제로 베네딕토 16세는 교황에 취임하기 이전부터 이들과의 화해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앞서 베네딕토 16세는 2007년 7월 라틴어 미사 재도입을 허용한 `교황 자의교서'(motu proprio)를 발표해 신자들의 요청시 교구 신부들이 라틴어로 진행되는 `트리엔트 미사'를 할 수 있도록 했다.

`트리엔트 미사'는 1570년 공의회에서 확정돼 1969년까지 존재했으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에서 도입된 가톨릭교회 규정에 의해 교황청 또는 해당 지역 추기경들로부터 허가를 받도록 바뀌었다.

당시 베네딕토 16세는 각국 주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라틴어 미사 재도입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성과를 부정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해명하고 "워낙 갈등의 골이 깊은 만큼 가톨릭 교회의 내분이 쉽게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가톨릭 교회의 단일화가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제네바연합뉴스) 이 유 특파원 ly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