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깨질 위기 고조..해군함정, 팔'어선에 발포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의 국경지대를 추가 공습할 수 있음을 잇따라 시사하고 나서 불안한 휴전 체제가 깨질 위기에 몰렸다.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은 22일 이스라엘의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밀수땅굴을 공습할 권리가 이스라엘에 있다면서 "만약 우리가 행동해야 한다면 우리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브니 외무는 또 "우리는 적법한 방어권을 행사할 것"이라며 "우리의 운명을 (휴전 중재국인) 이집트나 유럽, 미국에 맡기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앞서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전날 한 TV방송에서 "지난 군사작전에서 150개의 지하땅굴을 파괴했다"면서 "만약 우리가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면 그 지역에 대한 추가 공습을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 두 장관의 경고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난 18일 개별적으로 휴전에 들어간 이후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집트와의 국경지대에서 지하땅굴을 다시 파거나 파손된 땅굴을 보수하고 있다는 정보기관과 현지 언론매체의 지적이 있고 나서 나온 것이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의 정보기관인 신베트의 유발 디스킨 국장은 지난 18일 "군사작전으로 가자 땅굴을 완전히 파괴하지 못했다"며 "이스라엘이 미국과 체결한 무기밀수 방지조치를 이행하지 않으면 가자 땅굴은 전쟁 이전의 기능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습을 재개한다면 하마스도 이스라엘 영토 쪽으로 로켓탄을 다시 발사할 가능성이 매우 커 양측의 휴전은 무효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2007년 6월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통제권을 장악한 이후 이스라엘이 강력한 봉쇄정책으로 하마스 체제의 고사작전에 나서자 이집트와의 국경지대에 수백 개의 땅굴을 뚫어 생필품 등을 반입해왔다.

이스라엘은 이들 땅굴이 하마스의 무기밀수 통로로 이용됐다며 22일간 진행된 지난 군사작전 때 밤낮으로 `벙커버스터' 등의 폭탄을 국경지대에 무차별적으로 투하한 바 있다.

이스라엘은 또 지난 17일 퇴임 전의 미국 부시 행정부와 양해각서(MOU)를 전격 체결, 무기류가 국경지대의 땅굴이나 해상을 통해 가자지구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한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이스라엘 해군 함정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 해안에서 팔레스타인 어선들에 함포를 발사해 여러 명의 어부들을 다치게 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어선들이 해안에서 멀리 벗어나 `경고 사격'을 했다고 말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