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우크라이나 등 겨냥..새 갈등 불씨

지난해 8월 그루지야와 `5일 전쟁'을 치른 러시아가 그루지야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조치에 들어갔다고 20일 리아 노보스티 통신 등이 보도했다.

크렘린궁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전날 국익 보호를 위해 그루지야에 무기와 군사기술을 넘기는 국가와 기업, 개인에 대해 경제ㆍ금융 제재를 취한다는 대통령 명령서에 서명했다고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전했다.

또 2011년 12월1일까지 적용되는 명령에는 소비에트 무기 또는 러시아제 무기를 그루지야에 제공하는 나라들과는 군사 협력을 축소하거나 중단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루지야는 자국 영토 내 남오세티야에서 독립 열기가 확산되자 지난해 8월8일 남오세티야를 침공했고 러시아는 남오세티야 거주 자국 국민 보호를 이유로 무력 개입, 그루지야와 5일간 전쟁을 치렀다.

전쟁에서 승리한 러시아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등 두 자치공화국의 독립을 인정했고 그루지야는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끊었다.

러시아는 전쟁이 끝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에 `대(對)그루지야 무기 금수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두 기구 모두 결의안을 채택하지는 않았다.

당시 러시아는 그루지야가 오랫동안 침략을 준비해 왔고 동맹국의 도움을 받아 적극적으로 군대를 무장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이번 명령서도 우크라이나와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미국은 그루지야에 무기는 물론 군사 교관을 보냈으며 친미 성향의 우크라이나는 그루지야에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심을 샀다.

그루지야는 이 같은 러시아의 조치에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다.

그루지야 외무부는 20일 성명에서 "지난 수십 년간 국제안보와 안정을 위협하는 나라들에 무기를 제공해 온 러시아가 이제 그루지야에 대한 무기 금수 조치를 통해 국제사회를 위협하고 있다.

"라고 비난했다.

그루지야 군사 전문가인 코바 리클리카드제도 "러시아가 다른 나라에 그루지야에 무기를 팔지 말라고 할 권리는 없다.

"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