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에 입성하는 대신 '인스턴트 메시지'와는 안녕?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보좌관들은 지난 16일 카산드라 버츠 백악관 부법률고문 내정자가 소집한 자리에서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전해들었다.

오바마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 등 수석보좌관에서부터 하급 직원들에 이르기까지 백악관에서 인스턴트 메시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것.
첨단 세상과 작별을 고하고 아직도 윈도 2000이 깔린 컴퓨터가 있는 백악관에서 일하는 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자신들의 '눈과 귀'나 다름없는 인스턴트 메시지를 사용할 수 없다는 말에 보좌관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에 따르면 한 고위 보좌관은 "실망이다"며 일처리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대선 오바마 캠프는 아메리카 온라인(AOL)의 인스턴트 메신저, 구글의 채팅 서비스 등 인터넷을 통해 대화할 수 있는 인스턴트 메시지에 크게 의존해왔다.

일각에서는 인스턴트 메시지 사용 금지로 자칫 국민과의 소통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백악관 법률고문보를 지낸 레지널드 브라운은 "(백악관이라는 )'거품' 속으로 들어가게 되면 외부 세계와 접촉을 유지하는 것이 훨씬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여론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침착하고 냉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민주당 경선 당시 힐러리 진영의 핵심 선거전략가였던 하워드 울프슨은 액설로드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인스턴트 메시지를 금지한 것은 아마 축복이 될 것"이라며 혼란이 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바마는 앞서 지난 16일 CNN과 인터뷰에서 애지중지하던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백악관 입성 후에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며 사수 의지를 밝힌 상태.
오바마는 스스로 '블랙베리에 중독돼 있다"고 말할 정도로 친구나 참모들과 수시로 블랙베리를 통해 소통해 왔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