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셸 '제2의 힐러리' 될까
이날은 공교롭게도 아내 미셸의 생일이었다.
미셸은 이날 열차 안에서 45번째 생일을 맞았다.
워싱턴에 도착한 그녀는 링컨기념관 앞에서 스티브 원더의 히트곡 '하이어 그라운드(Higher Ground)'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다.
20일(현지시간) 백악관의 새 안주인이 되는 미셸은 첫 '흑인 퍼스트레이디'다.
평범한 흑인가정에서 태어나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하고 변호사로 자수성가해, 대선 기간 내내 남편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인기도 오바마가 부럽지않다.
뉴욕타임스와 CBS의 공동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미셸은 1980년대 이래 역대 차기 퍼스트레이디 중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조사대상자 중 46%가 미셸에 호의적이었으며 호의적이지 않은 의견은 7%에 불과했다.
가십성 잡지, 케이블 TV는 물론 주요 언론들도 미셸 이야기라면 시시콜콜한 것까지 다루고 있다.
취임식 축하 무도회에 어떤 드레스를 입고 나올지도 언론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
잘 나가는 변호사 출신으로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다 비난을 받았던 힐러리를 의식해서인지 미셸은 퍼스트레이디로 확정된 뒤에도 "엄마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두 딸이 최우선이며 군인 가족들과 맞벌이 부부를 지원하는 등 전통적인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성공한 전문직 여성인 미셸이 퍼스트레이디의 역할에 안주할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녀의 보좌관들도 정치적 색채가 짙은 인물들이라는 평가다.
20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셸의 비서실장인 재키 노리스는 오바마와 앨 고어 전 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일했으며, 미셸의 부비서실장인 멜리사 윈터도 미 의회에서 18년간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여기에 밸러리 재럿 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 등 백악관 비서실 간부들도 미셸의 오랜 친구들이다.
미셸이 이들을 통해 정책 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음을 암시한다.
이에 비해 현 퍼스트레이디 비서실장의 경우 부시 대통령의 부인 로라가 텍사스에서 데리고 온 인물로 워싱턴의 중앙 정치에 대해서는 거의 아는 게 없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지적했다.
미셸의 오랜 친구인 폴 슈미츠는 "미셸은 퍼트스레이디로서 독특한 경험을 갖고 있다"면서 "그녀는 저소득 계층과 여성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도 이뤘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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