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사장이 되겠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차기 사장으로 공식 내정된 도요다 아키오 부사장(52)은 20일 도쿄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도요타의 전통적 강점인 '현장 제일주의 경영'으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겠다는 얘기다. 도요다 부사장은 또 "자동차산업이 100년 만에 지금과 같은 위기를 맞았다는 것은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작을 의미한다"며 "소비자들이 어떤 라이프스타일, 어떤 자동차를 원하는지 자동차회사들이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도요타는 고객 최우선주의, 현장 제일주의를 통해 고객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만드는 데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키오 부사장은 창업자 도요다 사카치의 4세로 일본 재계단체인 게이단렌 회장을 역임한 도요다 쇼이치로 명예회장(83)의 장남이다. 그는 오는 6월말 정기주총에서 신임 사장으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로써 도요타는 1995년 도요다 다쓰로 전 사장(79)이 퇴임한 이후 14년 만에 창업가문 출신이 사장에 오르게 된다. 도요다 아키오 사장 내정자는 2000년 44살의 나이에 이사로 발탁된 뒤 2002년 상무, 2003년 전무를 거쳐 2005년 부사장에 오르는 등 초고속 승진을 해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 후지오 회장은 "지금의 경영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새로운 발상과 시각,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아키오 부사장은 창업가 직계로 도요타 그룹의구심력을 높여 위기를 돌파할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요타는 자동차 판매 부진으로 2008회계연도(2008년4월~2009년 3월)에 창사 71년 만에 처음으로
1500억엔(약 2조25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전망이다.

한편 도요타는 다이하쓰 공업과 히노자동차 등을 포함한 그룹의 지난해 세계자동차 판매대수가 전년보다 4%감소한 897만2000대로 집계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로써 도요타는 미국 최대 자동차사인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글로벌 판매 1위를 차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도쿄=차병석특파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