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부실자산 1조弗 매입할 듯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금융사들이 갖고 있던 각종 부실자산을 사들이면서 거대 재벌로 바뀌고 있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FRB는 지난 1년 동안 금융시장 불안과 실물경기 악화에 대응해 시장에서 유통되지 않는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관련 증권 및 부실 대출 등을 총 1조달러어치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FRB의 대차대조표상 총부채는 2007년 말 8600억달러에서 작년 말 2조2000억달러 수준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FRB가 보유하던 미 국채와 현금은 월가 금융사로 가고,대신 부실화 가능성이 큰 모기지증권이나 기업어음(CP) 등이 FRB 금고로 들어왔다.

문제는 FRB 자산이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데 있다. 시장 기능을 활성화하기 위해 FRB는 오는 6월 말까지 5000억달러어치 모기지 증권을 매입할 예정이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 등의 부실자산에 대한 보증 제공으로 총 4000억달러에 달하는 이들 금융사의 부실자산 중 상당 규모를 떠안을 가능성이 크다. 이들 자산에는 주택 모기지뿐 아니라 상업용 모기지,기업 대출,신용 파생상품 등이 포함돼 있다. 각종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에 비춰볼 때 올해 FRB의 자산은 1조달러 이상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에 있는 비안코리서치의 제임스 비안코 사장은 "FRB의 자산이 이렇게 불어나는 것을 보기는 처음"이라며 "FRB가 손실을 보게 되면 신뢰성을 잃게 될 뿐 아니라 자칫 의회 간섭을 초래해 FRB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업어음을 담보로 이뤄진 대출은 대부분 회수가 가능하겠지만 베어스턴스와 AIG의 부실자산 750억달러는 상당한 손실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손성원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경제가 곤두박질치는 것을 막기 위한 통화 당국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FRB가 매입한 자산의 가치가 떨어져 손실을 보게 되면 결국 납세자들이 메워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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