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20일(현지시간) 취임 연설을 통해 미 국민들의 책임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람 이매뉴얼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18일 미 NBC방송에 출연해 "당선인의 취임사는 정부와 기업에 속한 미 국민에게 새로운 시대에 부응한 적절한 행동을 신봉하도록 고취함으로써 책임감을 강조하는 내용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바마가 미 국민에게 무엇을 해도 괜찮다는 식의 풍토를 배격하도록 요구하고,책임감과 책무를 존중하는 미국의 가치 체계를 회복시키도록 호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버트 깁스 백악관 대변인 내정자도 이날 폭스TV에서 취임사의 핵심 주제는 "우리 미국을 제 궤도로 되돌려 놓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깁스는 "우리는 더 많은 책무와 책임감을 필요로 하며 미 국민 모두는 무엇인가를 기여해야 한다"면서 "지난 수년간 부당한 대우를 받았던 사람들은 이제 도움을 얻어야 할 차례"라고 취임사의 일부 내용을 소개했다.

오바마의 취임연설 내용이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영감'과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꿈',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도전'을 벤치 마킹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매뉴얼과 깁스가 내비친 내용도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지 물으십시오"라는 케네디의 1961년 취임사와 일맥상통한다.

케네디 연설문 작성자였던 테드 소렌센은 "미국 소비자들과 미국에 투자하는 국내외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회복시켜 주는 내용이 담겨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케네디 연설문 연구가인 서턴 클라크는 "미 국민들은 몇 대가 지나도 기억할 만한 연설문을 갈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바마 당선인은 연설문 작성 책임자인 존 파브로,백악관 선임고문 내정자인 데이비드 액설로드와 지난해 추수감사절 전에 만나 연설 주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12월 첫째 주에 초안을 마무리한 뒤 연설문 작성팀이 크리스마스 연휴 때 두 번째 안을 작성했다. 오바마가 다시 이를 광범위하게 손질하고 재작성한 이후 액설로드와 파브로가 내용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작업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