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국제 정세를 감안할 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행할 취임 연설에서 외교 정책에 대해 언급할 가능성이 높으며, 그러기 위해 오바마 당선자는 수사학과 실제 정책 간의 관계에 대한 세 가지 역사적 교훈을 연설문에 반영해야 한다고 미국의 외교전문매체 포린 폴리시(FP)가 15일 충고했다.

FP가 거론한 첫 번째 교훈은 연설문 자체가 잘 쓰여져야 하면서도 너무 장황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FP는 잘 쓰인 취임 연설문의 사례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사례를 들었고, 연설에서 짧으면서도 단일한 주제가 잘 담긴 사례로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대공황 대응'과 케네디 전 대통령의 '냉전', 그리고 조지 부시 대통령의 2기 취임 때 제시된 '자유'를 꼽았다.

두 번째 교훈은 연설에서 나온 말들이 실제 정책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점이다.

이 부분이 가장 두드러지게 일치되지 못한 사례로 FP는 조지 부시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하면서 내세운 '모든 곳에서의 민주화 진흥'을 지적했다.

연설에서는 그렇게 말했지만 실제로는 미국이 당시 이라크 전쟁의 실패로 미국의 대외 입지가 좁아진 상태였으며 게다가 '악의 축' 문제를 풀기 위해 이집트나 리비아 같은 권위주의 정권과 긴밀하게 행동했다는게 FP의 설명이다.

마지막으로는 미국인은 물론 전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오바마 당선자의 연설을 듣는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FP는 제안했다.

FP는 오바마가 이미 에이브러햄 링컨 전 대통령이나 마틴 루터 킹 목사와 비슷한 수준의 연설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면서도 이번 취임 연설은 그 어느 때와도 다른 환경에서 행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FP는 오바마가 연설에서 고려해야 할 부분을 모두 반영한다면 그의 취임 연설문은 미국에 우위와 권력을 제공하는 강력한 원천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