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멜라민 우유 파동 이후 베트남의 우유소비가 급격히 줄어 축산농가들이 우유를 강물이나 도로에 버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탱니엔신문을 비롯한 현지언론들이 최근 잇따라 보도했다.

이들 신문은 "지난해 중반 시작된 중국산 멜라민 우유 파동과 최근의 글로벌 경제위기가 겹쳐 각급학교가 우유급식을 회피하는 등 지난해 말 이후 우유소비가 급격히 줄어들자 축산농가들이 팔리지 않는 우유를 강물과 도로에 버리고 있다"고 전했다.

하노이 인근의 축산농가들은 "우유생산은 종전과 같이 계속되는데도 우유가공공장들이 수거해 가는 우유의 양은 종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거나 어느 때는 아예 수거를 하지않는 경우가 많아 남은 우유를 버릴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우유 가공공장들은 "멜라민 파동 이후 우유판매량이 종전의 절반으로 줄어든데다 보관시설은 3-4t에 불과해 수거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자 베트남정부는 국영 우유회사인 비나밀크에 "축산농가들이 내놓는 우유를 필요량에 관계없이 모두 사들이라"고 지시하고 반면 축산농민들에게는 "우유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를 나눠주지 않고 강물이나 도로에 버리는 것은 범죄행위"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농민들은 "우유가 수거되지 않는 것은 물론 가격도 폭락해 젖소의 사료값도 나오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젖소를 팔려고 해도 젖소 한마리의 가격이 멜라민 파동 이전의 4천달러에서 2천달러로 떨어져 팔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하노이연합뉴스) 권쾌현 특파원 kh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