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선서 흑인의원 명맥 이어

비리 혐의로 탄핵위기에 몰린 미국 일리노이 주지사에 의해 상원의원에 지명된 롤랜드 버리스 전 일리노이주 법무장관이 15일 마침내 연방 상원에서 취임선서와 함께 등원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유일한 흑인의원이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의 상원의원직 사퇴로 상원에서 흑인 의원이 사라졌으나 버리스 의원이 등원함으로써 흑인 의원의 명맥이 이어졌다.

버리스는 상원의장인 딕 체니 부통령이 주재한 선서식에서 만면에 미소를 지으면서 의원으로서의 임무를 성실히 수행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동안 버리스의 자격 문제를 놓고 거부 입장을 취했던 민주당 지도부를 비롯한 동료의원들은 기립박수로 버리스의 등원을 축하했었다.

같은 일리노이주 출신으로 민주당의 원내부대표인 딕 더빈 의원은 이후 버리스 의원을 위한 리셉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처럼 따뜻한 환대는 버리스가 이달 6일 상원의 개회 시점에 맞춰 의사당 입장을 시도하다 등원을 거부당한 채 쓸쓸히 비를 맞으면서 돌아섰던 때와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조되는 것이다.

당시 민주당의 상원 원내대표인 헤리 리드 의원과 더빈 의원은 "상원의 규정상 버리스의 의원 임명은 유효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등원을 저지했었다.

그러나 상원의 자문변호사들이 버리스의 의원 임명 과정에 하자가 없으며 등원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민주당 지도부도 등원반대 입장을 철회함에 따라 이날 취임선서가 이뤄졌다.

민주당측은 버리스의 등원에 반대 의사를 나타냈던 오바마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이 문제로 인한 정치적 논란이 증폭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등원을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당초 반대입장에서 선회했다.

(워싱턴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