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인파..차량 전면통제 등 비상사태 선포
`통합의 열차' 행사 테러 가능성에 바짝 긴장

버락 오바마 차기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당일 수도인 워싱턴 D.C.의 행사장 주변에는 200만명 이상의 청중이 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인근 버지니아주와 메릴랜드주에 몰릴 인파까지 합하면 사상 최대인 400만명이 운집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취임준비위와 경호당국은 테러 및 각종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퇴임하는 조지 부시 대통령이 이날 워싱턴 D.C. 일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이례적 조치를 취한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 되는 오바마의 인종적 요인 때문에 백인 우월주의자들에 의한 `증오범죄' 등 잠재적 위협을 모두 상정한 가운데 사상 최대의 경호작전이 펼쳐진다.

비밀경호국은 연방정부와 주 및 지방의 총 58개 보안기관들이 총동원된 가운데 각 기관의 취임식 당일 역할에 대한 점검을 완료하고 이제 카운트 다운만 남겨둔 상태.
국방부는 육해공군 및 해병대에서 경호와 행사 요원으로 모두 5천명의 병력을 차출해 배치중이며, 워싱턴 경찰청도 전국 96개 경찰서 및 사법기관으로 부터 모두 4천여명의 경찰병력을 파견받아 긴밀한 공조 경호작전을 펼치고 있다.

미 북부사령부 진 리뉴어트 사령관은 7천500명의 현역 군인과 4천명의 주방위군이 취임식 지원작전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미우주항공방공사령부(NORAD)는 9.11 사태와 같은 유사사건의 재발방지를 위해 D.C. 상공에서 전투기 순찰과 초계비행을 강화하기 시작했고, 취임식이 열릴 D.C. 주요 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 중대도 배치했다.

포토맥 강변 등에서는 해안경비대에 의한 순찰이 강화되고 있다.

혹시 모를 화학무기 공격에 대비해 화학 대응 부대도 함께 배치되며, 테러에 의한 대규모 인명피해 발생시를 대비해 비상 의료지원 계획도 마련됐다.

워싱턴시는 자체 경찰인력 4천명과 다른 행정부문 인력 4천명 등 모두 8천명을 취임식 경비에 투입할 예정. 지하철 경찰대는 워싱턴 일대 86개 역에 530명의 요원들을 배치키로 했으며, 지하철에 방사능 센서도 설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의회 주변 야외공원인 `내셔널 몰'의 경비를 책임지고 있는 공원경찰도 정규인력 600명보다 많은 1천명을 취임식 참관객 검색업무에 투입할 예정.
취임식 본행사에 참석하는 24만명에 대해서는 일일이 금속탐지기 등을 통한 검색이 실시된다.

취임식 후 오바마 대통령이 퍼레이드를 벌일 미 의사당에서 백악관까지 거리에서는 소화기, 흉기 등은 물론 자전거나 애완동물, 레이저 포인트, 플래카드 등을 소지할 경우 압수된다.

또 안전상의 이유로 퍼레이드를 구경할 관람객도 30만명 수준에서 제한할 방침이다.

유모차와 텐트, 우산, 후추, 스프레이까지도 반입금지 대상에 포함됐고, 퍼레이드가 펼쳐지는 동안 플래카드를 흔들 수는 있지만 판지 또는 천 등으로 만든 것에 한하며, 크기도 가로 1m, 세로 6m를 넘어서는 안된다.

철통같은 경호작전이 수립돼 시행중인 가운데 오바마 당선인이 추진하는 `통합의 열차' 여행이 테러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경호팀에 비상이 걸린 상태.
CNN방송은 10일 그린피스 등 2개 환경운동단체가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식 열차여행이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들에 의해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여행계획의 재고를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에릭 자렌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미국 경호국은 연방과 주, 지역 관계기관들과 모든 경호대상자에 대한 안전하고 위험이 없는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임식 당일 행사장 주변에 몰릴 인파 규모에 대해서는 최대 400만명 예상도 나오고 있으나 역대 최고였던 1965년 린든 존슨 대통령 취임식 때의 120만명은 훨씬 넘어 최소 200만명 정도는 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비밀경호국과 워싱턴 D.C.교통당국은 취임식 당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 지역에서 워싱턴 D.C.로 들어오는 길목인 교량과 도로에서 개인차량의 진입을 전면 통제했다.

또 취임 선서가 끝나고 대통령 취임 축하 행진이 펼쳐지는 의회에서 백악관까지 이르는 워싱턴 기념탑 공원주변 지역은 교통통행 자체가 금지돼 워싱턴 시내와 메릴랜드, 버지니아에서 사는 사람들도 차로는 행사장 주변에 접근하는 것 자체가 봉쇄돼 있다.

이에 따라 취임식을 지켜보려고 시내로 가려면 도보나 자전거,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해야만 할 수밖에 없다
또 취임 당일 미 전역에서 축하인파를 태운 1만여대의 버스가 몰릴 것으로 보고 인근 버지니아와 메릴랜드주에 이들 버스를 세울 수 있는 장소 구하기에 나섰다.

당일 지하철은 850량이 투입돼 시간당 12만명을 수송할 계획을 세우고 있고, 버니지아주와 워싱턴D.C.를 오갈 수 있는 수상택시의 운항도 허가되는 등 최악의 교통대란을 줄이기위한 대책도 강구되고 있다.

(애틀랜타연합뉴스) 안수훈 특파원 a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