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논의 각료회의 소집도 늦춰"

이번 주 들어 가자지구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총공세는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작품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14일 일간 하레츠에 따르면 이스라엘 진영의 수뇌부 3인 중 다른 2명인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과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은 가자지구 전쟁을 조속히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올메르트 총리는 군사작전의 목표가 아직 달성되지 않았다며 공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집하고 있다.

집권 카디마당 대표인 리브니 장관이나 노동당 대표인 바라크 장관과 이 같은 견해차가 있다보니 올메르트 총리는 전날 이들과의 수뇌부 회의를 열지 않은 데 이어 이날 예정됐던 안보내각 회의도 소집하지 않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총리만이 소집할 수 있는 이스라엘의 안보내각은 전쟁을 확대할지, 아니면 군사작전을 끝낼지를 투표로 결정하는 유일한 의결기관이다.

올메르트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리브니 장관이나 바라크 장관의 설득에 따라 각료들의 의견이 휴전 쪽으로 모아지는 것을 우려해 아예 회의 소집도 미루고 있다는게 이 신문의 관측이다.

바라크 장관은 그간의 군사작전에서 하마스 세력에 큰 타격을 가하는 등 주요 목표를 이미 달성해 더 이상의 공격으로 얻을 것이 별로 없고 인명피해만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휴전을 해야 한다고 믿고 있다.

이 같은 바라크 장관의 판단에는 군사작전의 확대와 가자지구 점령이 이스라엘군의 배치기간만을 장기화할 뿐이라는 이스라엘군 남부지역 사령관 요아브 가란트 소장의 시각도 반영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바라크 장관은 일단 하마스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되 예비군을 포함한 지상군 부대를 현재 진출해 있는 지역에 그대로 위치시킨 상태에서 중재국인 이집트 등과 휴전을 논의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라크 장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하게 되면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전쟁 중단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들어서면 유엔 안보리에서 더욱 강력한 결의안을 채택할 수 있다는 점도 바라크 장관이 걱정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이다.

리브니 장관도 이집트 중재의 휴전안이 합의되지 않더라도 이미 하마스 세력에 대한 억지력이 생긴 만큼, 이스라엘이 자체적으로 군사작전을 끝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리브니 장관은 앞으로의 군사작전으로 더 얻어낼 성과물이 없을 것이라는 견해에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올메르트 총리는 하마스의 로켓 공격이 중단되지 않은 현 상황에서 전쟁을 끝내면 그간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정치권의 휴전 논의를 의도적으로 지연시킴으로써 이스라엘군에 하마스를 더욱 몰아붙일 시간을 주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