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근접..팔'수반 "가자 전쟁은 몰살 작전"
하마스, 휴전에 `긍정' 신호..潘총장, 중동순방


이스라엘군이 13일 가자지구의 최대도시 `가자시티'에 대한 대대적인 공략에 나서는 등 하마스에 대한 전방위 공세 작전을 펴고 있다.

수천 명 규모의 예비군이 증원 배치된 이스라엘 지상군은 개전 18일째인 이날 특수부대원들을 앞세워 가자시티 남쪽과 동쪽으로 깊숙이 진출해 하마스 대원들과 치열한 시가전을 벌였다.

가자시티 도심 근처에서 전개된 이날 양측의 교전은 이번 전쟁이 시작된 이후 가장 격렬했다고 목격자들이 AFP 통신에 말했다.

이스라엘 전투기와 공격용 헬기도 무장세력의 회합 장소이자 저격 진지로 활용되던 가자지구 북부의 한 호텔과 무기밀수용 땅굴 등 60여 곳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군 대변인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공세는 전날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가 가자지구의 무장세력이 로켓탄 발사를 중단하지 않으면 `철권'을 날릴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한층 거세졌으며, 지상군의 작전 지역도 확대됐다.

올메르트 총리는 "우리는 로켓 발사 중단과 하마스 재무장화 중지라는 두 가지 요구 조건이 충족되면 군사작전을 중단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러한 위협을 제거하는 데 필요한 기간만큼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도 이날 이스라엘 공군기지를 방문한 자리에서 하마스의 로켓발사와 무기밀수를 근절시키기 위해 군사작전을 계속할 것이라면서 "우리는 이들 두 가지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 동시에 휴전 논의에도 눈을 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이의 교전이 격화하면서 전날 가자지구 북부에서는 이스라엘군 공수부대원 4명이 후방의 지원사격으로 추정되는 포격에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한 데 이어 이날에도 이스라엘군 장교를 포함해 여러 명의 장병이 전투중 부상했다고 일간 하레츠가 전했다.

이스라엘군의 포격이 거세진 가자지구 남부의 라파 지역 일대는 도시가 점차 황폐화되고 있으며, 하늘에서는 주민들의 대피를 권고하는 이스라엘군의 전단이 살포되고 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날에도 15발의 로켓탄과 박격포탄을 이스라엘 영토 쪽으로 발사했으나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마스의 로켓발사는 아직 멈춰지지는 않았으나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이스라엘군은 평가하고 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사망자 수는 이날 현재 어린이 280명을 포함해 940명으로 늘어났고, 부상자는 4천350명에 달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이스라엘이 가자에서 우리 민족을 쓸어버리려고 공격행위를 강화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점령군'에 맞서 끝까지 항전해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도 이번 전쟁을 종식할 휴전논의에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하마스 행정부의 이스마일 하니야 총리는 전날 TV로 방영된 녹화 연설에서 "우리는 승리에 다가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번 분쟁을 끝내고 어린이들의 출혈을 멈추게 하기 위한 논의에 긍정적으로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마스 측에서는 휴전 성사의 조건으로 이스라엘에 가자지구의 봉쇄정책 해제를 요구하고 있고, 이스라엘 측에서는 무기밀수 방지를 위한 이집트-가자지구 국경지대의 보안대책 강화와 하마스 재무장화 억제를 휴전 조건으로 내세우는 등 양측은 상대방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을 내걸고 있어 휴전 논의는 아직 큰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마스의 정치국 부위원장인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몇 가지 단서조항들이 참작된다면 이집트의 휴전안을 받아들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그간 양측의 휴전을 강력하게 촉구해온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오는 14일 이집트 방문을 시작으로 요르단과 이스라엘, 터키, 레바논, 시리아, 쿠웨이트 등 중동지역 국가들을 순방하며 휴전 중재에 나설 예정이다.

반 총장은 전날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측에 전하는 나의 메시지는 간단하고 명료하다.

그것은 `당장 전투를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촉구한 뒤 이제는 살해와 파괴를 중단할 때라면서 "너무 많은 사람이 숨졌고 너무나 큰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고 깊은 우려감을 표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