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술라웨시 섬 앞바다에서 11일 새벽 침몰한 여객선 '뜨라따이 프리마'의 승객 가운데 생존자들이 바나나 다발이나 대나무 막대기 등에 의지해 사투를 벌이면서 삶의 희망을 놓지 않은 끝에 구조됐다고 관영 안타라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거친 파도와 강풍 속에서 바나나 다발을 놓지 않고 있다가 구조대에 의해 목숨을 건진 소년 루디 알비안(17)은 "잔해 속에서 바나나 다발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죽었을 거예요"라고 지옥과도 같은 상황을 전했다.

역시 바나나 다발에 온 몸을 의지해 어부에게 구조되기까지 27시간을 비바람이 치는 바다에서 사투를 벌였던 무하마드 유숩(38)은 "나는 두 아이와 아내를 위해 살아야 한다고 끊임없이 되뇌었다"며 "나를 살려주신 신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배가 뒤집히기 전에 바다로 뛰어내렸다는 유숩은 "여객선이 흔들리다가 균형을 잃자 많은 승객이 당황해 비명을 지르며 배에서 뛰어내렸다"며 "그러나 배가 뒤집힐 때조차 잠에서 깨어나지 못한 승객이 많았다"고 공포의 순간을 회상했다.

대나무 장대에 의지해 바다에 떠있다가 구조된 루스디(18)는 "작은 구명정에 10명이 매달리고 있다가 뒤집히는 것도 보았다"고 참혹한 순간을 설명했다.

율리아누스 망안데(29)는 "갑판에 물건이 떨어지는 소리에 잠에서 깼다.

여객선이 왼쪽으로 심하게 기울어지다가 순간적으로 배가 뒤집혀 대응할 시간조차 없었다"고 급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망안데는 "배가 뒤집히는 순간 많은 승객과 함께 바다로 뛰어내려 떠있다가 아침 8시에 구명정을 발견했으며, 다른 4명의 생존자와 함께 구명정을 타고 3시간을 더 표류하다가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포털 더틱콤 보도에 따르면 700t급 규모의 사고 여객선은 정원 200명을 훨씬 초과한 250명이 넘는 승객과 승무원 18명이 타고 있었으며 12일 자정 현재 34명이 구조됐고, 공군과 해군으로 구성된 합동구조대가 악천후 속에서 실종자 수색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사고 선박은 남부술라웨시주(州) 빠레빠레항(港)에서 동부깔리만딴주(州) 사마란다로 향하던 중 11일 오전 4시께(현지시간) 침몰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신성철 통신원 speednews9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