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신화통신ㆍCCTV, 인민일보 해외망 확대
9조 투입…서방언론 대응ㆍ국제사회 입김 강화

중국이 450억위안(약 9조원)을 투입,'중국판 CNN'을 세우고 세계 각국에 관영 통신사 사무실을 설치한다. 서방언론 중심으로 짜여진 국제 미디어시장의 구조를 개편,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입김을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중국 재정부는 신화통신 CCTV 인민일보 등 3대 관영 메이저 언론의 해외 취재망 확충을 위해 450억위안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13일 보도했다. 이들 언론사는 각각 150억위안을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신화통신은 이 자금을 활용,현재 약 100곳인 해외 지국을 186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세계 190여개국 중 대부분에 해외 지국을 설치하는 셈이다. 신화통신은 또 전 세계 시청자들을 상대로 24시간 국제뉴스를 방송하는 텔레비전 방송국 설립도 추진키로 했다. 아랍권의 입장을 충실히 전달하는 알자지라 방송국이 모델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국 설립에 관여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뉴스를 취급하는 방송국은 알자지라처럼 영향력 있고 신뢰할 만한 수준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방송국은 홍콩의 봉황TV 이상으로 정치 및 사건 · 사고 보도에 대해 언론자유를 누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CCTV도 올해 아랍 및 러시아어 방송 채널을 선보일 계획이다. CCTV는 현재 중국어를 비롯해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방송을 내보내고 있으며,세계 137개 국가에서 8380만명의 시청자들이 이 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이 밖에 인민일보 소유의 일간지 환구시보도 오는 5월부터 영어판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또 영어 등 외국어 사용자를 채용하는 언론사에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중국의 이 같은 미디어 글로벌화 전략은 중국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데 걸맞은 영향력을 확보하고,중국에 비판적인 서방언론에 대항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언론은 공산당의 선전도구라는 점에서 미디어 글로벌화 전략은 세계 최강국을 지향하는 중국의 야심이 배어 있다는 지적이다. 해외 지식인들은 그동안 중국의 언론에 대해 일방적으로 공산당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BBC에 따르면 중국 지식인 20명이 CCTV 보이콧 운동에 서명하는 등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내부에서도 중국 언론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