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소통, 국력 결집에 주력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가 어려울 때 국민과의 의사 소통으로 암울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뜻을 결집시키기 위해 취임 초에 대공황을 이겨낸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모델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12일 취임을 1주일 가량 앞둔 오바마가 TV 토크쇼나 라디오, 유튜브, 의회 등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곳이 없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오바마의 이런 모습은 유세 때 지지자들과 의사소통을 위해 활용했던 현대 기술과 이전의 대통령들로부터 얻은 교훈을 접목한 것으로, 오바마의 측근들은 오바마가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취임 초 100일간의 활동 방식을 연구해왔다고 말하고 있다.

오바마의 보좌진들에 따르면 오바마는 특히 루스벨트 전 대통령이 라디오 연설을 통해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 대비하고 단합을 하도록 호소했던 '노변담화'를 주목하고 있고 그가 사용했던 단어와 말투까지도 살펴보고 있다.

오바마는 정권 이양기를 루스벨트가 불안에 빠진 국민에게 어떻게 정보를 전달하고 안심을 시켰는지를 연구하는 시간으로 삼았고 이 당시를 소개한 조너선 앨터의 저서 '결정의 순간'도 읽었다.

오바마는 현재의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고 의회에 정치적으로 긴박한 정서를 만들어내는 한편 너무 비관적이 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어려움에 대한 강조가 과도한 비관으로 이어지면 금융시장의 불안을 초래하고 그의 당선에 따른 희망과 에너지도 고갈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는 루스벨트 외에도 취임사를 준비하면서 링컨 전 대통령의 글을 읽었다고 말할 정도로 과거를 돌이켜 보기도 하지만 국민과 소통을 하고 지지를 결집하기 위한 최신 기술도 동원하고 있다.

오바마의 보좌진들은 앞으로 지지자들과 유튜브에 로런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내정자 등과 같은 차기 정부 경제 전문가들이 오바마의 경제 정책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동영상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진영은 대중에게 친숙한 정치인들보다 전문가들이 이런 동영상에서 대중적 지지를 모으는데 효과적이라는 것을 유세를 통해 확인했다.

오바마는 앞으로 3주 동안 여론을 결집시키기 위해 인터뷰와 연설, 기자회견, 출장 등에 잇따라 나설 예정이다.

목적은 오바마의 경제회복 프로그램이 의회의 초당적 지지를 얻고 있음을 확신시키면서 동시에 이것이 얼마나 신속하게 효과를 낼지에 대한 대중의 기대를 다소 낮추는 것이다.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윌리엄 로이텐버그 석좌교수는 오바마가 취임사에서 미국인들에게 정부와 자신에 대한 신뢰감을 심어주고 과감하면서도 효과를 낼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을 수 있다면 이는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 거의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준 특파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