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째 순탄한 결혼 생활을 한 영국의 부부가 152㎏이 넘는 남편의 비만 체중 때문에 자녀 입양을 거절당했다.

데미언 홀(37)과 샬롯 홀(31) 부부는 리즈 시의회로부터 데미언의 체중을 감량한 뒤 다시 자녀 입양을 신청하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1일 전했다.

콜센터 직원인 데미언 홀과 간호사인 샬롯 홀 부부는 친 자녀를 갖는 데 실패해 아동 입양을 신청했다.

그러나 리즈 시의회는 데미언이 너무 뚱뚱해서 병에 걸리거나 사망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아동을 입양할 자격이 없다고 통보했다.

시의회는 데미언의 체질량지수(BMI)를 40 미만으로 줄이고, 이 감량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면 입양 허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데미언의 체질량지수는 병적인 비만으로 분류되는 42다.

비만의 지표로 사용되는 체질량지수는 체중(㎏)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다.

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시의회 입양국은 어린이를 평생 잘 보호할 수 있는 입양자를 구해줄 법적인 책임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홀 부부는 시의회가 자신들의 육아 능력을 무시하고, 한 어린이에게 사랑받는 가정을 제공할 기회를 박탈하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데미언은 BBC 라디오 5의 '빅토리아 더비셔' 프로그램에 출연해 "나는 매일 밤 TV 앞 소파에 앉아 패스트푸드를 먹어대는 사람도 아니고, 담배와 술도 하지 않는다"며 "시의회가 우리 부부의 좋은 점은 모두 무시하고, 내 체중으로만 판단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간호사인 부인 샬롯도 남편은 매우 활동적인 사람이라며 시의회의 결정이 "가혹하다"고 호소했다.

영국 초중등교육부는 입양 부모의 체중에 대한 지침을 지방정부에 제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앞서 2007년에도 블랙번 시의회가 아이의 입양을 신청한 전 유모에 대해 127㎏의 체중을 이유로 입양을 거절한 적이 있다.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