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층민의 지지를 등에 업고 인도 정계의 거물이 된 '달릿(불가촉천민)의 여왕' 마야와티(53) 우타르프라데시주(州) 총리가 당원들로부터 생일축하 헌금을 모집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12일 PTI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타르프라데시주 제1야당인 사마즈와디당(SP)의 아마르 싱 사무총장은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마야와티 주총리가 생일 헌금을 모집했다고 폭로했다.

싱 총장은 마야와티가 자신이 총재로 있는 바후잔사마즈당(BSP)의 고위 지도자 등을 동원해 당원들로부터 지난 2007년 200만루피(약 5천400만원)의 헌금을 모금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또 마야와티가 모금된 헌금을 39명의 당원들에게 나눠준 뒤 그 액수만큼 자신을 수신자로 한 어음을 발행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증거로 BSP 지도자들이 당원들에게 모금과 어음발행을 지시한 통화 내용 등이 담긴 CD를 배포했다.

싱 총장은 "우리는 중앙수사국(CBI)에 마야와티와 BSP지도자 등 헌금 모금에 관여한 자들에 대한 수사를 요구했으며, 선거관리위원회에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마야와티는 지난 2007년 5월 인도에서 인구가 가장 많아 '정치 1번지'로 불리는 우타르프라데시주 지방선거에서 하층민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압승했다.

또 지난해 만모한 싱 정부에 대한 신임투표 과정에서 집권연정을 탈퇴한 인도공산당(CPI-M) 등을 끌어안으면서 내년 총선에서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돼왔다.

그러나 마야와티가 부정축재자라는 인식도 만연해 있다.

그는 지난 2007년 150억원 달하는 소득을 신고하면서 부정축재 혐의로 CBI의 조사를 받아왔고 같은해 연말 유명인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파티에서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초고가의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이 밖에도 그는 스스로 자신의 동상을 만들어 달릿의 인권 보호에 앞장섰던 정치인들과 나란히 세워 과대망상 환자가 아니냐는 빈축을 사기도 했다.

(뉴델리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meola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