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부 유럽에 영하 20도에 가까운 기록적인 한파가 몰아치면서 곳곳에서 동사(凍死)자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우크라이나 가스분쟁으로 중단된 가스 공급이 아직 정상화되지 않고 있어 일반 주택의 난방 중단 가능성에 대한 위기감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11일 MTI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헝가리 사회.노동부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갑자기 닥친 강추위로 올 들어 전날까지 전국적으로 40명 이상이 숨졌다고 밝혔다.

특히 북동부의 보르쇼드-아바우이-젬플렌주(州)와 서볼치-서트마르-베레그주(州)에서는 난방이 끊긴 저소득층 노인과 노숙자 등 20명이 추위로 사망했으며, 수도 부다페스트와 남부 세게드에서도 길거리 노숙자들의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시민들에게 추위로 동사할 수 있는 노약자들을 발견하면 즉시 담당 행정기관에 알리는 등 동사자 방지에 협조해줄 것을 당부했다.

루마니아에서도 최근 3-4일간 수은주가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면서 난방비를 내지 못한 주택 등에서 최소한 10여명이 사망했으며, 60여개의 학교와 유치원이 문을 닫았다.

슬로베니아에서는 북서부 산악지대인 보히니의 최저기온이 기록적인 영하 49도까지 떨어진 가운데 수도인 류블라나에서도 영하 20도의 날씨에 저체온증으로 입원하는 환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밖에 크로아티아도 최저 영하 17도, 세르비아에도 영하 10도를 밑도는 동장군이 엄습했다.

보스니아에서는 추위와 가스부족에 대한 위기감 때문에 석유난로와 나무연료를 쓰는 난방기구가 날개돋친 듯이 팔리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