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 경영부실 책임을 지고 퇴진해야 한다는 압력을 받아온 로버트 루빈 고문이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지난 10년간 씨티그룹에 막강한 영향을 행사한 루빈 전 미국 재무장관이 고문직 사의를 표시했고,비크람 팬디트 회장이 그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10일 보도했다. 루빈은 줄곧 씨티그룹의 경영악화는 금융시스템의 문제 때문이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루빈 고문은 1999년 씨티 공동 회장으로 영입된 뒤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했다.

월가 전문가들은 씨티가 2004년 후반 이후 공격적으로 자산을 확대한 점에 비춰 당시 이사회 의장이던 루빈이 부실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루빈은 2007년 말 찰스 프린스 회장이 부실 책임을 지고 사퇴한 뒤,비크람 팬디트 현 최고경영자(CEO)를 선임하는 데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루빈은 측근들에게 은퇴 후 지역 개발 사업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지만 상당 기간 버락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