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화학테러 `치명적'.. 열차여행 재고요청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제44대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국민통합을 상징하고 역대 어느 대통령 취임식보다 공개적이고 일반시민이 다가서기 쉽게 하려고 시도하는 `통합의 열차' 여행이 테러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CNN방송은 10일 그린피스와 지구의 친구들 등 2개 환경운동단체가 오바마 당선인의 취임식 열차여행이 알카에다와 같은 테러단체들에 의해 공격의 표적이 될 수 있다며 통합 기차가 통과해야 하는 수십 개의 교량과 터널 그리고 선로 주변의 화학공장 등이 공격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여행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그린피스와 지구의 친구들은 대통령 경호 책임을 맡은 비밀경호국에 보낸 서한에서 대통령 주변에만 초점을 맞춘 경호는 테러가 발생한 주변 지역 사회의 안전까지 책임질 수 없기 때문에 테러리스트가 치사율이 매우 높은 화학물질을 퍼뜨리는 데 조금만 성공해도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에릭 자렌 비밀경호국 대변인은 "미국 경호국은 연방과 주, 지역 관계기관들과 모든 경호대상자에 대한 안전하고 위험이 없는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도 비밀경호국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적대적인 지역에 대통령을 경호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왔다며 대통령 당선인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확신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철도경찰당국도 하늘과 땅 그리고 수중에서 물샐틈없는 입체적 경호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당선인은 오는 20일 수도 워싱턴 D.C. 국회의사상에서 열리는 제44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기 위해 17일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에서 가족들과 기차를 타고 가다 조 바이든 부통령 당선인 가족과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합류해 메릴랜드 볼티모어를 거쳐 워싱턴에 입성할 예정이다.

대통령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오바마 당선인이 워싱턴으로 가는 도중에 시민과 만나기 위해 필라델피아, 윌밍턴, 볼티모어에서 통합열차가 정차하고 아직 장소를 공개하지 않은 역에서도 일반인들이 볼 수 있게 멈출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보전문가들은 이번 대통령 취임식 역시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 취임식이라는 역사적 의미 때문에 테러리스트들이 노리는 매우 매혹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으며 테러단체들과 연계되지 않은 독자적인 테러가 추적하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가장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오바마 당선인의 이번 열차여행은 일리노이 출신의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16대)이 148년 전인 1861년 스프링필드에서 특별열차를 탔던 것을 그대로 본뜬 것이다.

(워싱턴연합뉴스) 김재홍 특파원 jaeh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