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금융위기의 여파로 중국에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대란이 확산되면서 석사학위를 받은 졸업생들까지 가정부로 취업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7일 중국 광저우일보(廣州日報)에 따르면 지난해 8월부터 6개월간 광저우시 소재 가정부 중개업체인 '하오주이(好主意)가정공사'에 대졸자 2천여명이 가정부직을 지원했다.

총산(叢珊) 하오주이가정공사 부총경리는 가정서비스업협회에서 열린 좌담회에서 "요즘 매달 500, 600명이 가정부 지원을 하고 있으며 이중 90%가 대졸자들"이라면서 "특히 석사학위 소지자들도 28명에 달하고 있으나 외국인 주재원들이 철수하면서 가정부로 취업하는 대학생들은 300여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300여명 가운데 100명은 일주일을 참지 못하고 뛰쳐 나왔다"면서 "가장 큰 이유는 주인과 함께 같은 식탁에서 밥을 먹지 못하는 것을 참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오주이가정공사를 통해 취업하는 대졸자 가정부가 받는 급료는 매달 평균 2천500위안(47만원)이며 월급이 최고액인 가정부는 석사 출신으로 7천위안(133만원)을 받는다.

쓰촨(四川)성의 한 가정부 채용업체도 최근 대학 졸업생 7명을 2천위안(38만원)의 월급을 주는 조건으로 베이징에 있는 가정에 가정부로 취업시켜줬다고 소개했다.

중국 부자나 외국 주재원들이 교육 수준이 높은 대졸자를 가정부로 쓰려는 것은 이들에게 가사를 맡기는 것은 물론 자녀들에게 가정교사 역할도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돼지 도살업체에도 대학생들이 대거 몰려들고 있다.

최근 돼지 도살 체인점인 이하오투주(一號土猪)가 실시한 신입직원 모집에 석사학위 소지자 1천500여명이 지원했으나 30명만 합격했다.

베이징대학을 졸업하고 공무원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천성(陳生)이 창업한 이 회사는 지난 10년 동안 빠르게 성장했으며 현재 부동산 개발업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 지도부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운동을 주도한 대학생들 사이에 사회에 대한 불만감이 고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취업대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