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여성이 기업의 고위 간부로 승진하지 못하는 이유는 인적 네트워크 부족과 외부의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경영자 리더십협회'는 기업의 최고경영자(CEO), 부사장, 이사 등 고위직 150명을 대상으로 흑인 여성이 고위직에 오르기 힘든 이유를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 31%가 '인적 네트워크 부족'이라고 답했다고 8일 밝혔다.

즉, 흑인 여성들이 사내에서 전략적인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지 못해 고위직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협회에 따르면 미국 내 기업의 고위 간부 중 77%가 백인 남성, 14%가 백인 여성, 3%가 흑인 남성, 1%가 흑인 여성이다.

그러나 흑인 여성의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잘못된 인식'이 원인이라는 답변이 24%, '인종차별' 때문이라는 응답이 15%에 이르는 등 외부의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디바드 마케팅그룹을 경영하는 흑인 여성 CEO 제리 디바드는 "무엇보다도 우수한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면서도 "하지만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다.

때로는 그런 것들이 성과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흑인 여성을 비롯한 소수 인종의 고위직 진출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렵다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의 고위직 진출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75%나 됐다.

경영자 리더십협회 칼 브룩스 회장은 "똑같은 종류의 사람이 똑같은 이슈만 보고 있으면 항상 같은 결론밖에 나올 수가 없다"며 기업 경영진 구성이 달라져야 다양한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필라델피아 AP=연합뉴스) firstcirc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