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하마스 재무장 방지.무기밀수금지 충족돼야"
3시간 한시휴전 후 다시 총성..하마스 "논의 중"


이스라엘이 7일 이집트와 프랑스가 공동으로 제안한 휴전안을 조건부로 수용한다고 밝혀 개전 12일째를 맞은 이번 전쟁이 새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에서 이집트와 프랑스가 공동으로 제안한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안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에 참여할 대표단을 이른 시일 내에 카이로로 보내 이집트 지도자들과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정부의 마크 레게브 대변인은 이날 가자지구의 `적대적인 로켓 공격'이 멈춰지고 하마스 재무장이 억제된다면 휴전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언급, 2가지 기본조건이 충족되어야 최종적인 휴전안에 조인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구호품이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국제사회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날부터 매일 오후 1시부터 3시간 동안 폭격 등 하마스에 대한 군사작전을 중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에후드 바라크 국방장관은 가자지구 내부에 `인도주의 통로'를 열어줘 이날 중 80t 분량의 구호품과 연료 46만 리터가 팔레스타인인 주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지시했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시리아에서 활동 중인 하마스의 망명 지도부도 이스라엘이 군사작전을 중단하는 시간 동안에는 이스라엘 영토 쪽으로 로켓탄을 발사하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가자지구의 하마스 진영은 이집트 등이 제안한 휴전에 대해 논의 중이라고 밝힐 뿐 아직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시리아에서 망명활동 중인 하마스의 정치국 부위원장 무사 아부 마르주크는 이날 AP 통신에 이스라엘이 점령활동을 중단하지 않는 한 영구적인 휴전은 없고, `저항'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시적 휴전 시간이 끝난 이날 오후 4시부터는 격전지인 가자지구 북부의 `가자시티'에서 또다시 양측의 총격전이 벌어졌다고 목격자들이 전했다.

이스라엘은 이날 각료회의에서 가자지구의 다른 도시들로 지상군을 투입하는 이른바 `3단계' 군사작전의 시행 여부에 대한 투표를 유보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과 중재국인 이집트 등간의 휴전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이번 전쟁은 가자시티를 중심으로 한 국지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날 가자지구의 남부도시 칸 유니스에서는 이스라엘 탱크부대가 시내에서 철수하는 게 관측되기도 했다.

목격자들은 이날 새벽 수십 대의 이스라엘 탱크가 칸 유니스에서 빠져나와 이스라엘 영토 쪽으로 되돌아갔다고 AFP 통신에 전했다.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전날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가자지구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휴전 논의에 이스라엘 측을 초청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집트와 프랑스가 마련한 휴전안은 아직 세부 내용이 공개되지 않았으나 하마스가 이집트와의 국경 땅굴을 통해 무기류를 가자지구로 밀반입할 수 없도록 국제사회가 감시하는 방안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와 이집트가 공동으로 제안한 이 중재안은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간 이집트 회담에서 마련된 것이다.

휴전안은 △가자지구의 영속적인 휴전을 마련하기 위해 이집트가 중재하는 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즉각 한시적 휴전에 들어가고 △가자지구로 인도주의적인 구호품의 자유로운 이송을 보장하는 한편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을 이집트로 초청해 가자지구 국경통행 방안 등을 논의함으로써 분쟁 재발을 방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