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가 중국 심장부 베이징에 상륙해 사망자가 발생하자 중국 보건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중국 베이징시 위생국은 6일 AI 감염 의심환자로 분류됐던 농민공 소녀 황옌칭(黃燕淸·19)양이 5일 아침 병원에서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푸젠(福建)성 출신으로 베이징시 차오양(朝陽)구 싼젠팡(三間房)에 살고 있는 황양은 지난달 19일 재래시장에서 오리 9마리를 손질했다.

황양은 집으로 돌아와 친척 8명과 함께 도살한 오리의 내장을 요리해 먹은 뒤 지난달 24일 발병해 입원 치료를 받아왔으나 숨졌다.

베이징시 질병예방통제센터와 군사의학과학원은 황양에 대해 샘플검사를 한 결과, AI에 감염된 것을 확인하고 세계보건기구(WHO)에 통보했다.

중국 보건당국은 또 황양과 신체적으로 접촉을 한 가족과 친인척, 이웃, 의료요원 등 116여명에 대해서도 의학 관찰을 강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 신화통신은 황양이 입원한 병원 간호사 한명이 고열 증상을 보였으나 지금은 회복된 상태며 다른 특이 동향은 없다고 보도했다.

보건당국은 이와 함께 베이징 시내 전역 병원들에 대해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AI 의심환자가 발생할 경우 즉각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한편 베이징시 정부는 5일 황양이 사망했다는 보고를 받고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중국에서 AI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베이징시 위생국은 황양이 살던 차오양구 싼젠팡 10㎞ 이내 지역에서 정밀 역학조사를 벌였으나 AI가 확산되고 있다는 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

(베이징연합뉴스) 권영석 특파원 yskw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