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훈련 충분히 했다"..하마스 "일전불사"

이스라엘군이 5일 가자지구 북부에 있는 `가자시티' 주위를 에워싸고 가장자리 지역에서부터 신중하게 시내로 진입해 들어가면서 이번 전쟁의 승패를 가를 승부가 시작됐다.

인구 40만 명이 거주하는 가자지구의 중심도시인 이곳은 하마스의 수도와 다름없는 곳이기 때문에 이스라엘로서는 이 지역을 장악하지 않고서는 하마스 세력의 `약화'라는 전쟁 목적을 달성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가자시티는 건물과 주택의 밀집지역이어서 도처에 하마스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부대와 박격포부대, 저격수, 부비트랩(함정 폭탄)이 도사리고 있어 그간 파상 공세를 이어온 이스라엘군으로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해 들어가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전쟁을 이끄는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의회에서 "우리는 아직 우리의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며 "하마스에 더 큰 타격을 가할 것"이라고 언급, 가자시티 등에 대한 진공작전을 계속할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그의 정치적 라이벌인 치피 리브니 외무장관도 "우리가 전쟁을 멈출 때까지 그냥 놔달라"며 유럽연합(EU)의 거듭된 휴전 요구를 물리침으로써 이제 가자시티의 시가전은 이스라엘군의 피할 수 없는 지상과제가 됐다.

이스라엘군은 이미 가자시티 외곽을 파고들면서 주변의 고층 건물을 하나씩 점령, 시가전의 교두보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주민들은 이스라엘군이 이날 가자시티 주변부의 6층짜리 건물 3곳에 진입해 거주자들을 방에 가두고 휴대전화를 빼앗은 뒤 건물 옥상에 진지를 설치했다고 AP 통신에 말했다.

본격적인 시가전에 대비해 이스라엘의 탱크부대와 포병대는 하마스 주요 거점에 잇따라 포탄을 발사해 가자시티 곳곳에서는 짙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고, 상공에는 이스라엘의 무인정찰기와 아파치 공격헬기가 날아다니고 있으며, 텅 비어있는 도로를 달리는 차량은 소방차와 구급차, 언론사 취재 차량뿐이라고 AP 통신이 시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한,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가자시티 외곽에 들어선 이스라엘의 골란 여단 부대가 하마스의 지역 지휘본부로 사용된 건물에 기습적으로 들어가 지하에서 튀어나온 무장대원 2명과 교전을 벌여 이들을 사살했다면서 이 같은 전투는 현재 가자시티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사례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의 한 장교는 "우리는 상점가와 난민촌 등 가자시티 내 주요 지형지물을 그대로 본떠서 만든 시가전 훈련소에서 충분한 훈련을 해왔다"고 이 신문에 말했다.

하마스의 무장조직인 이제딘 알-카삼 여단도 이날 TV를 통해 방영된 성명에서 수천 명의 대원들이 이스라엘군과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일전불사의 의지를 불태웠다.

알-카삼 여단 대변인 아부 오베이다는 "우리의 용감한 전사 수천명은 시내의 구석구석에서 너희(이스라엘군)를 기다리고 있다"며 "너희의 패배는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가전이 본격화하면 양측의 사상자 수가 많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가자시티에 거주하는 주민들 사이에서도 인명피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돼 국제사회의 우려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고웅석 특파원 freemong@yna.co.kr